아동학대 신고 36% 급증..'아동학대 혐의'는 1만명

머니투데이

세종=정현수 기자

지난해 아동학대 신고가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피해아동도 연간 기준으로 처음 1만명을 넘었다. 아동학대의 가해자는 대부분 부모였다. 정부는 피해아동 쉼터를 마련하는 등 대책마련에 나섰다.

보건복지부가 30일 발표한 '2014 전국 아동학대 현황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아동학대 신고는 총 1만7791건으로 전년(1만3076건) 대비 36% 증가했다.

아동학대 신고는 2011년 처음으로 연간 1만건을 넘어선 데 이어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특히 지난 2013년 울산 아동학대 사망 사건을 계기로 최근 아동학대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2월에는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도 제정됐다.

지난해 이뤄진 아동학대 신고건수 중 지역아동보호 전문기관 직원 또는 경찰이 현장출동한 아동학대 의심사례는 총 1만5025건이었다. 이 중 1만27건이 실제 아동학대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아동학대 혐의가 1만건을 넘어선 것은 처음이다. 지난 2013년 실제 아동학대 건수는 6796건이었다.

아동학대 유형은 중복학대가 4814건(48%)으로 가장 많았다. 방임 1870건(18.6%), 정서학대 1582건(15.8%), 신체학대 1453건(14.5%)도 큰 비중을 차지했다. 성학대 역시 308건(3.1%)으로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했다.

아동학대의 대부분은 부모(81.8%)에 의해 이뤄졌다. 발생 원인은 부모 등 보호자의 양육기술 미숙(33.1%), 사회·경제적으로 과다한 스트레스와 고립(20.4%), 부부와 가족 구성간의 갈등(10%) 순으로 나타났다. 피해 아동 중 사망건수도 17건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9월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이 시행되면 아동학대에 대한 대처는 강도가 높아졌다. 지난해 10월부터 3개월 동안 총 248건의 응급조치가 이뤄졌으며 가해자에 대한 긴급임시조치는 총 10건이었다. 피해아동의 100m 이내 접근 금지도 10건이었다.

정부는 올해 분리조치된 피해아동을 보호하고 집중 심리치료를 진행하는 학대피해아동쉼터를 지난해보다 22개 늘어난 58개로 확대할 예정이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아동학대 예방과 조기 발견을 위한 교육 및 홍보를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