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병 SK㈜, '중국'서 성장 금맥 캔다

합병으로 체력을 키운 SK㈜가 중국시장 공략에 팔을 걷어붙인다. 합병법인의 ICT사업을 맡는 SK㈜ C&C는 연내 대만 IT 제조·생산업체인 홍하이 그룹과 손잡고 중국 IT서비스 시장에 발을 담글 전망이다.

3일 SK㈜에 따르면 이달 1일 출범한 SK그룹의 통합 지주회사 SK㈜는 사업내용을 명확히 반영하고 고객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회사 내 체제명을 'SK㈜ 홀딩스’와 ‘SK㈜ C&C’로 정했다.


합병으로 외형상 눈에 띄게 달라진 점은 없지만 자산규모 13조2000억원의 거대기업으로 재탄생하면서 사업 규모나 속도가 이전과 확실히 다른 양상을 보일 전망이다.

특히 SK㈜홀딩스가 그룹의 브랜드 관리와 사업포트폴리오 재편 등 전반적인 그룹 관리에 주력하는 반면 SK㈜ C&C는 '성장'에 더욱 속도를 내게 됐다. 특히 중화권 집중 공략에 나서며 '글로벌 ICT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한 본격 수순을 밟을 전망이다.

SK㈜ C&C는 올 초 홍하이 그룹과 IT서비스 합작기업(JV) 설립을 위한 계약을 체결했다. 소프트웨어산업진흥법 시행에 따른 공공정보화 사업 참여 축소와 일감몰아주기 규제 등으로 국내 성장 한계를 인식한 SK㈜ C&C의 발 빠른 조치였다.


SK㈜ C&C는 홍하이 그룹 산하 공장에 곧바로 접목할 수 있는 공장자동화(스마트팩토리) 협력을 1단계로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이후 융합보안 서비스 등을 활용해 중국 IT서비스 시장 공략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홍하이 그룹과의 제휴를 바탕으로 중화권 다른 기업들과 파트너십도 강화한다. 홍하이는 애플 아이폰의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업체로 유명한 폭스콘(Foxconn)의 모기업으로, 매년 150조원가량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르면 하반기 중국시장 성과가 실적에 반영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전용기 현대증권 연구원은 "홍하이 그룹과 본격적 시너지가 발생하면서 중국에서 추진 중인 공장자동화, 설비자동화 부문에서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장기적으로는 중국 물류 시장도 내다보고 있다. SK㈜ C&C는 물류 시장에 직접 사업자로 진출해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클라우드 등을 결합한 '스마트물류' 사업을 전개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물류량을 예측하고 운송을 최적화할 수 있는 이른바 '융합물류 ICT플랫폼'을 개발하고 있다.

합병 이후 마련한 실탄도 중국 시장을 타깃으로 활용할 가능성이 높다. SK㈜ C&C는 합병 후 1조2000억원에 달하는 재원을 확보한 상태. 부채비율도 작년 198%에서 현재 46% 수준으로 크게 떨어져 당장 M&A(인수합병)에 나서도 무리 없는 재무구조다.

양승우 삼성증원 연구원은 "합병 이후 배당금, 로열티 수익을 비롯해 연간 1조원 수
준의 수익이 투자재원으로 활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달 중순 발표될 2분기 실적에 대한 기대감도 높다. 에프앤가이드 집계에 따르면 SK㈜ C&C의 2분기 실적 평균 예상치는 매출 7235억원, 영업이익 836억원. 전년동기 대비 각각 19.1%, 26.0%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

조진호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SK㈜ C&C는 합병 후 사업전략과 경영목표, 지배구조 변화가 명확해지면서 향후 기업가치가 상승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풍부한 그룹 경영자원을 바탕으로 신사업에 대한 적극적 투자가 이뤄지고 중화권 거래선과 관계가 긴밀해지며 실적 안정성이 더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