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격호 불같이 화냈다는 中 롯데실적 어땠길래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이 28일 오후 김포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 일본롯데홀딩스는 이날 오전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주도로 긴급 이사회를 열어 신격호 총괄회장을 일본롯데홀딩스 대표이사에서 해임했다.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제기한 롯데그룹의 중국사업 '1조원대 대규모 손실', ' 부실보고' 논란에 대해 한국 롯데 측이 정면 반박했다. 평소 신격호 총괄회장이 중국 사업에 관심을 보여 왔던 만큼 주기적으로 사업진행 상황과 실적을 보고했고 대규모 손실이 발생했다는 주장도 사실과 다르다는 것이다.

이원준 롯데백화점 사장은 31일 롯데백화점 기자실을 찾아 "6월과 7월 초 두 차례에 걸쳐 중국 사업에 대해 신 총괄회장에게 보고했다"고 밝혔다. 신 전 부회장이 최근 일본 니혼게이자이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중국사업 적자 등 한국 롯데의 실적을 신 총괄회장에게 제대로 보고하지 않았다"고 주장한 데 대한 반박이다.


이 사장에 따르면 신 총괄회장은 지난 달 보고 당시 "중국 사업이 왜 이렇냐"며 크게 화를 냈다고 한다. 이 사장은 "신 총괄회장이 평소 중국 사업에 깊은 관심을 갖고 있어 그동안 수시로 보고했다"면서 "(중국 사업의 실정을 잘 알고 있는)신 총괄회장이 이처럼 화를 낸 것은 이해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누군가가 중국 사업에 대해 다른 얘기를 했거나 총괄회장 스스로 문제가 있다고 봤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신 전 부회장이나 신영자 롯데복지재단 이사장 등 신동빈 회장 반대세력이 신 총괄회장에게 왜곡된 보고를 했을 가능성을 제기한 것이다.

이 사장은 롯데그룹이 중국 사업에서 1조원대 손실을 봤다는 주장도 반박했다. 그는 "2009년 이후 중국에 진출한 백화점, 마트, 제과 등 19개 계열사의 누적 매출액은 14조원이고 영업손실은 총 3200억원"이라고 말했다. 진출 초기 어려움으로 적자를 기록한 것은 사실이지만 1조원은 터무니없는 숫자라는 것. 내년에는 중국 사업에서 연간 매출 4조5000억원을 올리고 영업이익 900억원으로 흑자 전환할 것으로 낙관했다.

이 사장은 중국에서 5개 점포를 운영 중인 백화점의 경우 올해 30% 이상 증가한 5000억원의 매출을 예상했다. 또 2018년이면 연매출 8800억원에 영업이익 20억원으로 흑자로 돌아설 것으로 전망했다. 이 사장은 "중국 사업 실적은 연도별로 수치가 나오기 때문에 신 총괄회장도 알고 있던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이 사장은 이밖에 지난달 신 총괄 회장이 비서실을 통해 '중국 책임자가 직접 보고했으면 좋겠다'는 의사를 전해와 강희태 중국사업본부장(부사장)이 지난 7일 한국에 들어와 현안을 보고했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는 신동빈 회장도 배석했다. 이 사장은 "강 본부장으로부터 '중국에서 백화점 사업이 매년 성장하고 있다'는 보고를 받은 신 총괄회장이 '왜 신규진출을 더 안 하냐'고 묻기도 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