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터 되기위해 공모전·서포터즈 하고 있다고?

“○○기업 마케팅 서포터즈, 마케팅 공모전, 파워포인트 작성 실무 특강”. 만약 마케팅을 하기 위해 이런 대외 활동을 하고 있거나 수업을 듣고 있다면 당장 멈추고 이 책을 읽어야 한다.

“그로스 해커(Grwoth Hacker)를 모집합니다.” 최근 스타트업 구인 게시판에 자주 올라오는 채용 공고이다. 마케터 직무를 선발하는 채용공고 대신 올라오는 그로스 해커라는 직무. 그로스 해커는 무엇인가? 우리가 알고 있는 컴퓨터를 해킹하는 해커를 선발한다는 뜻이라고 생각하는 이들도 있겠지만, 그로스 해킹은 최근 IT 스타트업에서 새롭게 적용되고 있는 마케팅 기법이다. 위키피디아에 의하면 창의성, 분석적인 사고, 소셜 네트워크를 이용하여 제품을 팔고 노출시키는 마케팅 방법이라고 정의되어 있다.

최근 아마존의 맞춤형 예상쇼핑 서비스(Anticipatory Shopping)를 설명한 기사를 보면 이제 더 이상 마케팅은 기존에 우리가 가지고 있던 일련의 프로세스와 개념을 벗어나 완전히 다른 개념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쇼핑 서비스의 기반은 빅데이터이다. 소비자가 주문을 하기 전 그간 고객이 구매한 주문내역, 검색 정보, 위시 리스트 등을 통해 소비자의 행동을 예상해 시스템이 한발 앞서 상품을 소비자에게 제안한다. 아마존은 궁극적으로 배송 시간을 제로로 만들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이외에도 여러 배송 서비스를 기획하고 있다. IT를 빼고는 그 무엇도 설명할 수 없는 이 시대에 이 책은 현재 마케팅 업무를 하고 있거나 앞으로 마케팅을 하고자 하는 사람에게 인사이트를 주고 나아가야 할 방향과 준비해야할 것을 알려주는 책이다.

이 책은 저자는 두 명이다. 책의 전반은 원 저자인 라이언 홀리데이Ryan Holiday가 썼고, 후반부는 앞 부분을 번역한 고영혁 대표가 한국의 사례들을 추가해 마무리했다. 라이언 홀리데이는 미디어 전략가이자 사업에 탁월한 작가이다. 수년간 아메리칸 어패럴의 마케팅 임원으로 일했으며 그가 했던 마케팅 캠패인은 여러 곳에서 사례 연구 자료로 활용되고 있다. 후반부를 집필한 고영혁은 현재 경희사이버대학교의 모바일융합학과의 겸임교수로 재직하고 있으며, NHN·G마켓 등 국내 대표 인터넷 기업에서 신규 서비스를 론칭하며 그로스 해킹과 데이터 사이언스 접근법을 접목시켜왔다. 라이언 홀리데이는 그로스 해킹에 대한 전반적인 개념과 드롭박스를 비롯한 글로벌 IT기업의 마케팅 사례를 분석했고, 역자 고영혁은 위즈돔·요기요 등의 한국 스타트업 기업을 인터뷰한 후 추가로 넣어 한국 독자들의 이해를 도왔다.


책에서는 드롭박스가 신규 사용자를 1일 대기자 5천명에서 7만 5천명으로 늘린 방법, 인스타그램이 초기 서비스 모델에서 부가 서비스였던 사진 기능에 집중하여 수백만의 유저를 만들어 페이스북에 팔았던 이야기까지, 최근 몇년간 IT를 기반으로 성장한 혁신적인 기업들의 그로스 해킹 사례를 볼 수 있다.

저자는 이 책을 출판하는 과정에서도 그로스 해킹을 적용한 사례를 상세히 보여준다. 또한 이 분야에서 자주 쓰이는 이탈율, 부트 스트래핑, 전환율 등에 대한 새로운 용어의 정의도 책에 함께 넣었다. 마지막으로 그는 e-book으로 먼저 출간한 본인의 책을 읽고 독자들이 궁금해하던 것들을 Q&A세션을 통해 친절히 답해주고 있다. 이와 함께 이 분야의 진출자들에게 도움이 될만한 블로그, 책, 프리젠테이션에 대한 링크들도 꼼꼼히 추가하여 책 한권을 통해 그로스 해킹을 깊게 탐구할 수 있도록 한 부분은 이 책을 왜 마케터들이 꼭 읽어야하는지 알게해주는 부분이다.

전반부의 개념적 설명과 해외 기업의 예시에 이어 후반부는 국내의 성공한 스타트업들의 사례이다.

미국과 한국을 오가며 스타트업을 꾸려나가고 있는 역자 고영혁은 한국의 우수 스타트업들을 취재하면서 그로스 해킹을 적용하여 성공한 사례들을 상세히 인터뷰했다. “회사 내에 ‘성공률 향상팀’이 있습니다. 팀의 리더가 COO이죠. 요기요 서비스의 모든 프로세스를 추적하고 분석하고 개선해서 매출을 만드는 최종 성공률을 높이는 일에 몰두하는 팀입니다. (p193)” 이 내용은 요기요의 그로스 해킹 사례이다. 이외에도 국내의 성공한 스타트업이 세운 전략과 목표 달성 방법, 이 과정들을 읽는 독자에게 친절하게 설명해 성공한 스타트업 기업의 전략을 볼 수 있도록 했다.

'스타트업을 위한 실용주의 마케팅'이라는 서브 타이틀이 붙은 이 책은 비단 스타트업만을 위한 책은 아니다. 빠르게 변화하는 환경에서 어떻게 회사의 제품과 서비스를 마케팅 해야할지 고민하고 있는 마케터라면 새로운 환경에 적합한 방법을 찾아 적용해야 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모든 마케터들의 지침서가 되기에 충분한 책이다.


아직도 마케팅을 공부하겠다며 공모전 팀을 꾸리고 서포터즈에 지원하겠다는 생각을 하는가?

◆그로스 해킹(지은이 라이언 홀리데이, 옮긴이 고영혁, 길벗) //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56163415

◇ 취업 컨설턴트 최경희씨는… 변화하는 기술과 미래의 직업의 변화에 관심이 많다. 지난 10년간 교육 분야에서 일을 했으며, 인크루트와 폴앤마크에서 교육 기획자와 강사로 활동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