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 학습량 줄이고 쉽게"…수능 연계 없어 효과는 '미지수'

2018학년도부터 초·중·고교에서 가르치는 수학 학습 내용이 줄어든다. 초·중학교의 경우 일부 단원이 상급학교 과정으로 이동하고 고교 과정에서는 학생들이 어렵게 느끼는 내용이 삭제된다.

다만 교육부의 '쉬운 수학' 방침이 수능에 어떤 방식으로 반영되는 지는 결정되지 않아 실질적인 학습부담 경감 여부는 미지수다.


교육부는 31일 한국교원대에서 국가교육과정개정연구위원회, 교과교육과정 연구팀과 공동으로 '2015 개정 교육과정(문‧이과 통합형) 제2차 공청회'를 개최하고 △수학 △과학(통합과학) △환경 △정보 △실과(기술·가정) △창의적 체험활동 △진로와 직업 교육과정 시안을 발표했다.

수학의 경우 학생들의 발달 단계에 맞춰 학습 및 평가 범위를 줄이는 데 초점을 뒀다. 이를테면 ‘분수와 소수의 혼합계산’, ‘원기둥의 겉넓이와 부피’, ‘아르(a), 헥타르(ha) 단위’ 등의 내용은 초등 수학 과정에서 삭제됐다. ‘자연수의 혼합계산’, ‘규칙과 대응’ 등은 3·4학년군에서 5·6학년군으로 이동했다. ‘정비례와 반비례’ 과정은 중학교로 이동했다.

중학 수학에서는 ‘최대공약수와 최소공배수의 활용’, ‘도수분포표에서의 자료의 평균’ 등의 과정이 없어진다. ‘연립일차부등식’, ‘이차함수의 최대값, 최소값’ 등은 고등학교로 옮기거나 통합한다.


고등 과정에서는 학생들이 어렵게 느끼는 ‘다항함수의 미적분’ 도입 부분에서 ‘수열의 극한’, ‘구분구적법’ 등이 삭제된다. 보통교과에 '실용수학', '경제수학', '수학과제 탐구' 등의 과목이 신설되고 전문교과에는 '심화수학Ⅰ', '심화수학Ⅱ' 등이 신설된다.

이와 함께 교육부는 교사 대상으로 교수 학습 방법, 평가 유의사항 등을 제시해 어려운 문제를 낼 수 없도록 지침을 내릴 방침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단순 공식이나 계산 문제를 꼬아서 내 실수를 유도하는 문제를 지양하는 데 지침의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도 과학 과목의 경우 1차 시안보다 학습량을 더욱 줄인 수정안이 공개됐다. 또한 고교생들이 자연현상을 통합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통합과학’ 과목을 신설하는 내용이 담겼다.

정보 교육과정은 알고리즘과 프로그래밍의 소프트웨어 중심 내용을 확대한 게 특징적이다. 실과(기술·가정) 교육과정에서는 성교육, 식품 안전 교육 등 ‘생활안전’과 ‘신변안전’을 중심으로 안전 대단원을 신설하고, 단순 지식 학습이 아닌 체험 중심으로 안전의식을 학습하도록 개발했다.

하지만 이 같은 개정 과정이 실제로 학습 부담을 경감할 지는 미지수다. 고교 수업이 수능 중심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실제로 개정 교육 과정이 효과적으로 정착하려면 대입제도와의 연계가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교육부 관계자는 "아직 수능 관련 부서와는 개정과정의 방향성에 대해서만 공유했을 뿐 구체적인 학습 범위 등에 대해선 얘기한 바가 없다"며 "개정안이 고시가 된 후 본격적인 논의를 시작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