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채권시장 강세 이어가나…證 '갑론을박'

/그래픽=김지영 디자이너

9월 전 세계인의 이목이 집중될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개최를 앞두고 국내 채권시장이 강세기조를 이어갈 수 있을지를 놓고 갑론을박이 한창이다. 금리인상이 단행되더라도 중국과 국내 경기둔화를 반영해 채권시장이 강세를 지속할 것이란 전망과 신흥국에서의 원화채권 매도가 우려된다는 시각이 팽팽히 맞서는 모습이다.

31일 국내 주요 증권사의 월간 전망에 따르면 KDB대우와 NH투자, 한국투자, 현대 등은 미국이 9월 중 금리인상을 단행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 2분기 미국 GDP(국내총생산) 성장률 수정치가 3.7%로 예상치를 훌쩍 웃돌아 미국 경제가 금리인상을 감내할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다. 여기에 올해 10월 말 부채한도 협상시한과 내년 11월 미국 대선 일정 등을 고려할 때 올해 9월, 늦어도 연내 금리인상이 시기상 적절할 것이란 판단이다.


미국 금리인상 시점이 점차 가시화되며 국내 채권시장에 대한 전망은 엇갈리고 있다. 기본적으로 달러 강세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측되면서 신흥국에서 자금 회수가 시작될 것이란 우려다.

이정범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채권의 주요 투자자인 신흥국들은 달러 대비 자국통화 약세로 인해 자본유출 압력에 시달리고 있다"며 "9월 연준이 금리인상을 단행하면 이런 상황은 더욱 악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각국 중앙은행의 한국국채 보유자금 중 73%가 신흥국 자금이다. 자본유출로 인한 경제위기를 느낀 신흥국은 각국 중앙은행의 원화채 매도를 촉발할 가능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국채 3년물 금리는 9월 한달간 1.70~1.85%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서향미 하이투자증권 연구원도 "원/달러 환율이 지난주 1200원을 고점으로 하락반 전하긴 했지만 추세적 흐름인지 확신하기 어렵다"며 "향후 외국인 자금의 적극적 유입보다는 아시아 국가들을 중심으로 한 이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내다봤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서울 외환시장에서 전일대비 8.9원 오른 1182.5원에 마감했다.

반면 중국이나 국내 경기둔화가 채권 강세요인을 좀 더 자극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박종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이 9월 금리인상에 나선다면 이는 오히려 채권시 장에서 단기 불확실성 해소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중국 경제의 둔화 우려와 국제유가 급락 등이 국내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을 유지시킬 것"이라고 예상했다. 국내외 경기회복에 대한 의구심이 채권금리 상승압력을 낮출 것이란 설명이다.

신얼 현대증권 연구원도 "최근 시장은 악재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등 안전자산 선호심리가 강하게 나타나는 모습을 보여 왔다"며 "미국을 제외한 국가의 경기 향방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단기물 위주의 강세를 보일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국채 3년물 금리는 1.65~1.80% 사이에서 움직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