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셔 발언도 꺾지 못한 월가 12월 금리인상 진영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이달 들어 지난 몇년 만에 가장 어려운 결단을 내리게 된다.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통해 이달 기준금리 인상을 해야할지 말아야할지 판가름한다. FRB의 결정에 따라 글로벌 유력 금융회사 반 수 이상의 전망이 빗나가게 된다.

블룸버그는 1일 글로벌 주요 금융회사 소속 이코노미스트 54명을 대상으로 "2006년 이후 FRB의 첫 금리인상 시기가 언제일까"라고 설문한 결과 9월이라고 답한 비율이 48%로 1위였다고 보도했다.


조사는 지난달 27일-31일 실시됐다. 골드만삭스, 모간스탠리,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BoAML), 바클레이스, 무디스캐피탈 등의 소속 이코노미스트들이 설문에 답했다.

이코노미스트들의 9월 금리인상 전망은 지난달 17일-12일 조사(77%)보다 크게 약화됐다. 하지만 12월 인상을 예상한 비율은 24%로 기존(11%)보다 13%포인트 높아졌다. 10월 금리인상을 지지한 이들의 비율은 17%였다.

금리인상의 전망이 갈라진 것은 세계 금융시장이 최근 혼란을 경험하면서 미국 금리인상 시기에 불확실성이 더해져서다.


윌리엄 더들리 미국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준) 총재는 시장의 혼란에서 9월 금리인상의 논거가 약해진다고 발언했다. 그러나 스탠리 피셔 FRB 부의장은 FRB의 연례 경제정책회의(잭슨홀 미팅) 연설에서 "통화정책이 실물경제에 영향을 주기까지 상당한 시간차이가 나는 만큼 인플레이션이 목표치인 2%로 돌아갈 때까지 긴축을 기다릴 수 없다"고 밝혔다. 이는 FRB가 9월 금리인상에 나설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됐다.

로베르토 페릴 코너스톤매크로 파트너는 "9월 금리인상의 확률은 50% 미만이지만 이를 크게 밑돌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페릴 파트너는 FRB가 9월 FOMC회의에서 금리인상을 연기시키기로 결정해도 큰 문제가 발생하는 것은 아니라고 덧붙였다. 그는 "다음날 금융시장의 버블(거품)이 꺼지거나 인플레이션이 급등하거나 할 만한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9월 금리인상을 지지하는 진영은 중국의 경기 둔화가 촉발한 글로벌증시의 조정을 헤쳐 나올 여력이 미국 경제에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12월 금리인상 진영은 9월 금리인상으로 시장이 보다 신경질적인 동요를 일으킬 것이며 인플레이션은 더욱 둔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블룸버그는 12월 금리인상을 지지하는 진영에 미국 월가에서 특히 영향력 있는 모간스탠리, 골드만삭스 소속 이코노미트들이 포진했다는 데 주목했다. 이들 이코노미스트는 지난달 29일 피셔 부의장의 발언 이후에도 12월 금리인상 전망을 유지했다.

얀 해치어스 골드만삭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피셔 부의장의 발언은 사실상 참신한 내용이 아니었다"며 "9 월 금리인상의 확률이 '제로'(0)는 아니지만 낮다는 견해를 유지 중"이라고 밝혔다.

FOMC 회의는 9월 16일부터 이틀 일정으로 열릴 예정이다. 오는 4일 발표되는 8월의 미국 고용지표가 금리인상의 향방을 좌우할 변수로 지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