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현정 쇼? 소속사 합병과정서 고평가 논란

포인트아이 (4,565원 ▲10 +0.22%)가 최근 합병을 발표한 배우 고현정씨의 소속사 아이오케이컴퍼니(이하 아이오케이)가 기업가치 평가과정에서 고평가됐다는 지적이 업계에서 나온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합병과정에서 아이오케이의 기업가치는 80억8020만원으로 주당 13만4670원(총 주식수 6만주)으로 평가됐다. 3년 평균 순이익 기준 PER(주가수익비율)은 57배에 이른다.


아이오케이의 최근 실적은 좋은 편이 아니다. 지난해 매출 85억원에 영업손실 1억8800만원을 냈다. 당기순이익은 700만원이다. 지난해 순이익으로만 PER을 산출하면 1000배가 넘어간다. 고평가 논란이 나오는 배경이다. 지난해 기준으로 산출한 PBR(주가순자산비율)은 11배나 된다.

아이오케이는 기업가치 평가방법으로 현금흐름할인법(DCF)을 사용했다. 현재가 아닌 미래의 회사 성장성에 중점을 둬서 가치를 평가받은 것이다. 아이오케이는 특히 화장품 사업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아이오케이를 평가한 회계법인은 내년 매출이 196억원이 가량 될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2배 이상 증가한 수준이다. 내년 매출 가운데 111억원이 화장품 사업에서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후 2019년까지 총 매출액 200억원 이상을 꾸준히 달성할 것으로 예상하고 가치를 평가했다.


문제는 아이오케이가 아직까지 화장품 사업을 통해 창출한 매출이 전혀 없다는 것이다. 아이오케이는 ‘KOY’라는 브랜드로 다음달부터 홈쇼핑을 중심으로 화장품 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아직 시작도 하지 않은 불확실한 사업을 중심으로 가치평가를 받은 것이다.

화장품 사업에 대한 성장성이 보장된다고 하더라고 지금 평가된 가치는 너무 높다는 지적이 나온다. 게다가 아이오케이가 적용받은 PER 57배는 최근 화장품 기업이 통상 PER 30~40배로 평가받는 것과 비교하면 매우 높은 수준이다. 지난 7월에 코스피시장에 상장한 토니모리는 PER 39배를 적용받았다.

또 최근 장외시장에서 거래된 아이오케이의 주가와 합병 과정에서 평가된 주가의 차이도 매우 크다. 지난달 고현정·병철씨 남매가 개인투자자에게서 아이오케이 주식 6000주를 사들이면서 치렀던 가격은 주당 7500원이다. 합병 과정에서 평가된 13만4670원과는 18배 가까이 차이가 난다.

당시 고씨 남매가 지불한 주가에 대해 아이오케이를 평가한 회계법인은 "(주가에 대한) 구체적인 평가방법과 주요 가정사항에 대한 정보를 입수할 수 없어 가치를 반영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다른 사항이 있을 수 있어 이번 가치 산정에 반영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좀 더 명확한 해석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지적한다.

기업가치가 높게 평가되며 이득을 본 것은 고현정씨를 비롯한 아이오케이 주주다. 아이오케이는 고현정씨와 동생인 고병철 대표가 각각 55.33%, 34.67%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나머지 10%는 배우 조인성씨가 갖고 있다. 이번 합병 통해 고현정씨는 44억원 규모의 포인트아이 지분을 갖게 됐다. 최근 합병 소식이후 주가가 급등하면서 지분가치는 59억원 가량으로 증가했다.

IB(투자은행)업계 관계자는 "피합병 회사의 가치 중 절반 이상이 아직 시작도 하지 않은 화장품 사업에서 발생했다"며 "화장품 제조 기술이 있는 것이 아니라 브랜드 사업을 한다는 것인데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에서 너무 과하게 평가된 면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