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림길 선 현대차 노조, 전면파업이냐 선거체제냐

머니투데이

양영권 기자

집회 중인 현대자동차 노조. /사진=뉴스1

전면파업이냐 선거체제 전환이냐. 현대자동차 노동조합이 추석 연휴 이후 활동 방향을 어떻게 잡을지 재계와 노동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경훈 노조 위원장은 임기가 이달 말로 종료되는 가운데 조합원들은 현 잡행부에게 임금·단체 협상을 마칠 권한을 줄지, 아니면 선거관리체제로 바로 전환할지 결정해야 한다.

27일 현대차에 따르면 현대차 직원들은 단체 협상에 따라 공식 추석 연휴에 하루를 추가해 30일까지 휴무다. 앞서 현대차 노조는 지난 23일부터 25일까지 사흘간 부분파업을 벌였다. 사 측은 차량 생산 차질로 2000억원 규모의 손해를 본 것으로 추산했다.

현대차 노조는 다음달 1일 대의원대회를 열어 현 집행부 임기 연장 등을 논의한다. 현 집행부가 임기를 연장해 임단협을 마무리하려면 대의원 3분의 2 이상이 찬성을 받아야 한다. 현 집행부가 임단협을 마무리하기로 결론이 날 경우 추석 전의 '파업 모드'가 이어져 전면파업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다만 오는 현 집행부 임기가 연장될 경우 대의원들의 동의를 받았다고 하더라도 향후 법적 효력 논란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선거관리 체제 전환이 유력해 보인다. 특히 통상임금과 임금피크제 등의 난제를 단기간에 해소할 여지가 적다는 점도 이같은 전망을 뒷받침한다.

앞서 기아차 노조는 현 집행부가 임단협을 마무리하는 방안을 지난 22일 긴급대의원회의에 안건으로 올렸지만 통과되지 못했다. 기아차는 다음달 27일 집행부 임기가 종료되는 대로 선거관리 체제로 전환한다. 현대차 노조도 선거체제 전환으로 결론이 날 경우 선거 공고와 후보자 등록, 선거운동, 투표 등의 일정을 잡을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파업 동력은 크게 약해진다.

재계 관계자는 "새로운 집행부가 들어설 경우 다시 교섭위원을 선출하고 교섭을 재개하려면 빨라야 11월이 될 것"이라며 "올해 임단협 협상 종결은 내년으로 넘어갈 가능성도 배제하지 못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