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과학상 개막…'리튬이온·초전도체' 기술 수상 기대감 '모락모락'

노벨상/사진=한림원

돌아온 노벨상 시즌, 5일 생리의학상을 시작으로 6일 물리학상, 7일 화학상 수상자 발표가 연달아 이어진다. 이덕환 서강대 교수는 "그 여느 때보다 유력 수상 후보를 가늠할 수 없을 정도"라고 말했다. 과학기술 노벨상 수상을 노리는 우리나라는 이번에도 수상이 힘들 전망이다.

노벨상 수상자 '족집게 예측'으로 유명한 톰슨 로이터가 발표한 예상 수상자에 따르면 생리의학 부문에선 모리 가즈토시 일본 교토대 교수와 피터 월터 샌프란시스코 캘리포니아대 교수를 유력 후보로 올렸다. 이들 교수는 소포체에서의 단백질 펴짐 반응이 세포를 보호하고 교정하는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밝혔다.


화학 부문에서는 총 5명의 후보가 거론됐다. 이중 '크리스퍼 유전자가위'(CRISPR-Cas9) 기술을 개발한 에마뉘엘 샤르팡티에 스웨덴 우메아대 교수와 제니퍼 A, 다우드나 미국 버클리 캘리포니아주립대 교수가 강력한 수상 후보로 떠올랐다.

CRISPR-Cas9 기술은 '유전자를 자르고 붙이는 가위'라고 불리며, 유전자의 돌연변이를 제거해 문제를 해결하는 유전자 교정 기술이다.

샤펜티어교수와 다우드나 교수는 case9의 시스템 작용기전을 밝히고, 이 시스템이 유전자 변형 기술에 도입될 수 있음을 지난 2012년 발표한 바 있다.


리튬이온배터리 개발에 선구적인 연구를 한 존 B. 구덴노 교수와 M. 스탠리 교수도 수상 후보에 이름을 나란히 올렸다.

휴대폰, 노트북 등 휴대기기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리튬이온배터리는 전자기기의 무게를 획기적으로 줄이는 데 기여해 '이동형 기기 대중화'를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덕환 교수는 "배터리 기술을 전문으로 한 과학자가 노벨상 후보에 거론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물리학 부문에서는 정밀 측정, 양자 컴퓨터, 초전도체에 적용되는 페르미온 응축물을 만든 데보러 S. 진 미국 콜로라도 볼더대 교수가 받을 것이란 예상이 높다.

톰슨 로이터는 2002년부터 매년 생리의학과 물리학, 화학 부문 등의 유력 수상자 명단을 발표해 왔으며, 95명 중 37명을 맞춰 약 39%의 적중률을 보인다. 하지만 노벨위원회가 고려하는 평가와 톰슨 로이터의 예측법이 서로 달라 이번 예상 자료와 상반된 결과가 나올 수 있다.

이번 노벨상 예상 후보에서 주목할만한 점은 4명의 여성 후보가 포함돼 남녀 간 차이가 좁혀졌다는 것. 톰슨 로이터는 2002년부터 2014년까지 12년간 예상후보에 포함된 여성은 6명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올해 유력후보자 명단에서 한국인 과학자 이름은 빠졌다. 지난해 유룡 교수와 찰스 리 교수가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톰슨로이터 후보자 명단에 들어 수상 기대감이 컸지만 수상에는 실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