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내 금리 인상은 불가능한가?

변준호 HMC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 /사진제공=HMC투자증권

미국의 금리 인상이 내년으로 늦춰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최근 미국의 경제 지표가 부진한데다 지난주 금요일 발표된 미국의 9월 비농업부문 신규 취업자수가 예상치를 크게 밑도는 쇼크 수준을 보였기 때문이다. Fed(연방준비제도)가 미국 금리 인상을 위한 경기 호조의 명분으로 내세웠던 것이 고용인데 고용지표마저 불안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이로써 미국의 연내 금리 인상 확률은 금융 시장에서 50%이하로 관측되고 있다. 75%가 연내 금리 인상을 고려하고 있다는 Fed 총재 내 의견 역시 지난 고용 지표에 대한 실망으로 확률이 하향 조정되었을 가능성이 높다.


문제는 글로벌 지표 부진과 신흥국 환율 불안 등 우려됐던 8~9월의 흐름이 4분기에도 계속되는가인데 분위기의 전환 가능성은 열려 있다고 판단된다. 중국은 물가, 주택가격, 소매판매, M2(광의통화) 증가율 등 지표에 대해 개선 수준은 미약하지만 대부분 상반기를 바닥으로 하반기 반등하고 있다. 국내 증시와 연관성이 높은 PMI(구매관리자지수)가 지속적으로 하락했으나 9월 관영 PMI가 8월대비 소폭 상승 전환했고, 9월 차이신 제조업 PMI 확정치가 잠정치보다 소폭 상승하는 등 긍정적 변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가장 최근까지 부진했던 PMI의 상승 전환은 중국의 경기 단기 바닥론이 힘을 얻을 수 있는 재료다.

중국 경기 우려가 완화되면서 신흥국 경기 우려가 완화된다면 이제 남은 건 미국의 지표 부진의 개선 여부다. 최근 미국 지표가 대체로 부진했지만 흥미롭게도 9월 컨퍼런스보드 소비자 신뢰지수는 예상 밖의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소비 심리는 여전히 견고함을 시사한다. 마침 미국은 4분기에 연말 쇼핑 시즌 기대감이 부각되는 국면인데 올해도 양호한 고용 상황과 소비 심리 호조로 과거와 같이 연말 소비 기대감이 높아질 전망이다.

소비 지표뿐 아니라 미국은 4분기 대체로 경제지표가 시장의 예상치를 상회하는 경향을 보인다. 이처럼 연말 미국의 경기 심리가 좋은 것은 앞서 언급한 연말 쇼핑 시즌 기대감과 증시 상승, 내년에 대한 낙관적 전망 등에 기인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과 미국의 경기 우려가 바닥을 치고 개선될 수 있는 만큼 연내 미국의 금리 인상 가능성은 여전히 열려 있다고 봐야 한다.


따라서, 글로벌 금융 시장은 미국의 금리 인상을 뒤로 하고 최근의 단기 상승을 계속해서 이어가기 보다는 머지 않은 시점에서 재차 금리 인상이 재 부각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래서 일시적인 증시 등락 과정이 좀 더 이어질 수도 있다. 하지만 연내 금리 인상이 단행되기 전 시장에 컨센서스가 모아진다면 금리 인상 전에라도 증시는 바닥을 치고 본격적인 랠리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