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中·北 우의" 축전…북핵 6자회담 압박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북한 노동당 창건 70주년 기념일을 맞아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에게 축전을 보내 북중 우의를 강조했다. 시주석은 축전을 통해 경제협력 강화를 제시하는 등 한동안 냉랭했던 북·중 관계개선 의지를 보이는 한편, 북핵 관련 도발에 대한 견제 의지를 내비쳤다.

10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북한을 방문한 중국 권력서열 5위 류윈산 중국공산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과 지난 9일 밤 회동했다.


류 상무위원은 이 자리에서 시 주석의 축전을 전달했다고 신화통신은 평양발로 보도했다. 시 주석은 축전에서 "중·조(중국·븍힌) 우의는 영광스러운 전통이 있다"며 "조선노동당의 부단한 발전과 중·조 우의가 대를 이어 서로 전해 내려가기를 충심으로 바란다"고 밝혔다.

중국이 북한 노동당 창건 기념행사에 류 상무위원을 축하사절로 파견한 데 이어 축전까지 보낸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는 게 외교가의 해석이다. 축전에도 한동안 사라졌던 북·중간의 전통적인 우의를 강조하는 표현과 김 위원장에 대한 평가가 포함됐다.

시 주석은 축전에서 "김정은 노동당 제1서기 동지가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총서기의 유지를 계승하고 당과 인민을 영도하며 경제발전과 미생개선 등의 방면에서 적극적인 진전을 이뤄냈다"고 밝혔다.


류 상무위원도 김 위원장과의 만남에서 중 국 공산당과 북한 노동당의 고위층 왕래의 강화, 양자 경제협력 촉진 등을 제시하며 북중 관계의 새로운 미래를 열어가자고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의 제3차 핵실험과 친중파 장성택 처형을 계기로 북·중간 고위급 왕래가 수년간 끊기고 경제협력사업까지 늪에 빠진 상황을 감안하면 상당한 개선 신호를 보인 것이라는 평가다.

중국은 다만 핵 문제 등을 포함한 북한의 도발에 대한 견제 의지도 강하게 내보였다. 류 상무위원은 김 위원장과의 만남에서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는 것이 모든 당사자에게 이로우며 중국이 6자회담 재개를 위해 북한과 함께 노력할 의지가 있다"고 말했다고 신화통신은 전했다.

외교가에서는 중국이 민감한 문제에 대해 주로 완곡한 어법을 사용한다는 관례를 감안하면 사실상 핵 포기를 압박한 것이라는 해석까지 나온다. 김정은 체제 들어 북·중 관계가 악화된 원인을 핵 문제로 진단하고 이에 대한 해결을 촉구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신화통신은 김 위원장이 "북한 역시 남북한 관계를 개선하고 한반도의 안정을 지키는 데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답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