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호황에도 지지부진..건설株 어닝시즌 기대

그 동안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였던 국내 건설기업의 주가가 3분기 실적 시즌을 앞두고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건설기업의 수주가 호조를 보이며 해외 사업 부진을 상쇄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건설업종에 대한 재평가가 가능할 것이란 분석이 고개를 든다.

12일 증시에서 코스피 건설업 지수는 전일대비 2.56%(3.53포인트) 오른 141.48에 장을 마쳤다. 이달 들어 처음으로 2%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현대건설(6.66%), 대우건설(5.30%), GS 건설(3.93%), 현대산업(1.01%) 등 주요 종목이 나란히 강세 마감했다. 앞서 이달 건설업종 분석보고서를 낸 8개 증권사 가운데 7곳이 투자의견 ‘비중확대’를 유지했다.

이 같은 추세 변화는 본격적인 3분기 어닝시즌을 앞두고 건설기업에 대한 실적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건설기업의 국내 주택시장 수주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며 실적 악화 우려가 한층 수그러들었다는 것이다.

실제 국내 건설수주는 올해 8월까지 누적 기준 94조원으로, 전년동기대비 39.8% 증가했고, 올해 연간으로 136조원을 기록해 역대 최대치를 경신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주택경기가 정점을 찍으며 연간 국내 건설수주 최대치를 경신했던 2007년 128조원을 뛰어넘는 수준이다.


여전히 건설기업의 부진한 해외 수주는 실적 개선에 발목을 잡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높은 국내 수주가 늘어나면서 3분기 실적 기대감에도 청신호가 켜졌다는 분석이다.

올해 증시에서 건설업종은 국내 부동산 시장 호황에도 불구하고 주가는 그다지 강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상반기 주가 흐름은 비교적 괜찮았지만 하반기 들어 약세 추세가 뚜렷했다. 12일 종가 기준 올해 고점대비 하락률은 GS건설이 27.8%, 대우건설이 24.1%, 현대건설이 33.3%에 달한다.

이는 국내 건설업계가 2011~2012년 비교적 수익성이 떨어지는 해외 건설 프로젝트에 줄줄이 나선 영향으로 2013년부터 손실이 반영되면서 국내 부동산 경기 호황에도 눈에 띄는 실적 개선에 나서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주식시장에서도 해외 사업의 부진이 지속되고 있는 건설업종에 대한 눈높이를 낮추며 투심 악화를 부추겼다. 또 유동성에 큰 영향을 받는 건설업종의 특성상 꾸준히 제기되고 있는 미국 금리인상 우려는 주가 상승을 가로막는 걸림돌 역할을 했다.

이선일 대신증권 연구원은 “주요 대형건설사 5개의 올해 상반기 국내 매출총이익률은 전년동기 12% 증가했는데, 지금은 해외보다 국내 수주가 늘어날수록 업체들 이익증가 효과가 크게 나타나는 상황”이라며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높은 국내수주 흐름이 좋기 때문에 업체들 이익에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박형렬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올해 건설업종은 해외 사업 부진이 이어지면서 국내 주택시장 호황에도 높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며 “하지만 최근에는 해외 사업 손실을 감안하더라도 국내 사업 이익 규모가 늘어나면서 실적 자체가 올라오는 시점으로 돌아서 가격 메리트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