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리비 많이 나오는 외제차, 보험료 15%까지 오른다

중고 외제차가 사고가 나면 동일 모델의 외제차가 아닌 동급의 국산차를 렌트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또 수리비가 평균 대비 20~50% 가량 많이 나오는 고가 차량은 보험료를 15%까지 할증될 것으로 보인다.

차량 수리를 하지 않고 예상되는 수비를 현금으로 지급했던 '추정(미수선) 수리비' 제도는 '보험사기 악용' 가능성으로 조만간 폐지될 예정이다.


13일 보험연구원이 주최하고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이 후원하는 '고가차량 관련 자동차보험 합리화 방안' 세미나에서는 그동안 보험금 누수의 주범으로 꼽혔던 외제차(고가차량)에 대한 종합 대책이 논의됐다.

외제차 수리비는 평균 276만원으로 국산차(94만원)에 비해 2.9배가 많고 렌트비와 추정 수리비는 각각 3.3배, 3.9배 많다. 부품비는 국산차 대비 4.6배나 비싸다보니 자동차보험 영업적자의 주요인으로 지목됐다.

고가차량의 렌트 기준과 관련, 중고 외제차가 사고가 나면 동종의 외제차를 렌트하는 대신 동급의 국산차를 렌트하는 방향으로 논의가 이어졌다. 렌트 기준을 '동일한 모델, 동일한 배기량'에서 '동급차량' 즉 배기량과 연식이 유사한 차량으로 변경하는 방안이다.


예컨대 BMW520과 같은 중형 외제차는 연식·배기량이 유사한 쏘나타, K5 등 국산 중형차량으로 렌트하는 식이다. 이 경우 동종의 신형 BMW520을 렌트했던 종전 규정 대비 렌트비는 3분의 1 수준으로 낮아진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제도가 개선되면 차량가액 670만원짜리 노후 벤츠차량을 1억원이 훌쩍 넘는 신형 벤츠로 렌트하는 비상식적인 일은 없어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동안 명확한 기준이 없어 분쟁이 끊이지 않았던 렌트기간도 ‘정비업자에게 차량을 인도한 시점부터의 통상의 수리기간’만 인정될 것으로 보인다.

보험사기에 악용됐던 추정(미수선) 수리비 제도는 폐지된다. 추정수리비란 차량을 수리하지 않고 예상되는 수리비를 현금으로 지급 받는 제도다.

그런데 거액의 수리비를 현금으로 받은 외제차 차주가 수리를 하지 않고 보험사를 바꾼 뒤 다시 사고가 발생한 것처럼 가장, 보험금을 청구하는 사례가 많았다.
지난 3월 거제도에서 발생한 람보르기니 보험사기 사건도 거액의 추정수리비를 받기 위해 벌어진 사건이었다.

수리비가 평균보다 20~50% 더 나오면 고가차량에 대해 보험료를 할증하는 방안도 논의됐다. 외제차와 국산차 간 사고가 발생했는데, 국산차가 피해 차량임에도 불구하고 외제차 수리비가 더 많이 나와 피해자가 수리비를 더 부담해야 하는 상황이 종종 발생했다.

국산차의 과실이 적은데도 더 많은 보험금을 부담하는 것은 형평성 차원에서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고가차의 자기차량손해 보험료를 할증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전체 차량의 평균 수리비를 산출하고 차량모델별 수리비가 평균수리비의 120%를 초과할 경우 초과비율에 따라 특별할증 요율을 신설하는 방안이 논의됐다.

수리비가 많이 나오는 고가차량은 그만큼 더 많은 보험료를 부담하고 반대로 수리비가 적게 나오는 저가차량은 그만큼 보험료를 적게 낸다. 수리비가 150%를 넘어선 국산차 8개 모델, 외제차 38개 모델은 보험료가 15% 가량 할증될 것으로 분석됐다.

구체적인 모델별로는 국산차 중에서는 뉴에쿠스(리무진), 체어맨W(리무진),원스톰 등이 보험료가 할증된다. 외제차 중에서는 아우디 A4·A6, 벤츠 C-class· 벤츠 E-class, BMW 미니·3시리즈·5시리즈·7시리즈, 포드, 혼다, 제규어, 니싼, 포르쉐, 푸조 등이 보험료가 오를 것으로 분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