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빅3, 해양플랜트 글로벌 표준화 '연합전선' 구축

머니투데이

김지산 기자

14일 미국 휴스턴에서 열린 현대중공업 등 조선 3사와 미국선급협회 ABS, 엔지니어링 업체 관계자들이 모인 가운데 '해양플랜트 표준화 추진 착수 회의'가 열렸다. 회의에 앞서 윤기영 현대중공업 상무(앞줄 왼쪽에서 네 번째), 이호성 ABS 부사장(앞줄 왼쪽에서 다섯 번째), 짐 오설리반(Jim O'Sullivan) 테크닙 부사장(앞줄 왼쪽에서 두 번째), 라만 드하르(Raman Dhar) 코노코필립스 해양자산 부문 디렉터(앞줄 오른쪽에서 두 번째) 등이 기념촬영을 했다./사진제공=현대중공업

현대중공업 (129,000원 ▲1,700 +1.34%), 삼성중공업 (9,850원 ▲380 +4.01%), 대우조선해양 (32,500원 ▼100 -0.31%) 등 조선 빅3가 해양플랜트 국제 표준화를 위해 손을 맞잡고 관련 업계 포섭에 나섰다.

현대중공업을 비롯한 조선 3사는 14일 미국 휴스턴에서 미국 선급협회 ABS와 '해양플랜트 표준화 추진 착수 회의'를 가졌다고 밝혔다.

회의에는 3사 외에도 ABS 외에 코노코필립스(ConocoPhilips) 등 세계 오일메이저와 테크닙(Technip), 머스탱(Mustang) 등 다수 해양 전문엔지니어링 업체들도 참여했다. 이들은 내년 상반기까지 해양플랜트의 자재, 설계, 업무 절차에 대한 표준화를 공동 추진하기로 했다.

조선 3사는 현대중공업 주도로 이미 지난 5월부터 노르웨이·독일 선급협회인 DNV GL과도 해양플랜트 표준화를 진행해왔다. 관련 업계가 해양플랜트 표준화에 나선 이유는 발주처와 프로젝트별로 요구 자재의 사양과 설계가 모두 다르고 설계·생산·품질 관리 절차도 상이했다.

이는 소요 자재의 종류를 과도하게 늘려 구매 가격을 높이고 자재 조달 및 관리를 어렵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더 나아가 프로젝트마다 새로운 절차를 수립해야 해 공사를 지연시키는 결과를 초래했다.

해양플랜트 표준화 작업은 △자재 사양을 단순화하는 자재(Material) 표준화 △상이한 외주 제작품 설계를 통일하는 설계(Design) 표준화 △프로젝트 관리 업무 및 설계, 생산, 품질, 안전 관리 절차를 통일하는 절차(Procedure) 표준화 등 3가지 분야로 나눠 추진된다.

조선업계는 해양플랜트 공사 관리, 감독을 비롯해 품질 보증을 하는 선급과 협력이 필수적이라고 보고 DNV GL, ABS, LR, BV 등 세계 4대 선급 중 LR, BV 등과 우선 표준화 공동 작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업계는 표준화 파트너 대상을 발주처 등으로까지 확대하는 동시에 ISO(국제표준화기구) 등재를 추진, 해양플랜트의 국제 표준화를 완성한다는 목표다.

최길선 현대중공업 회장은 "해양플랜트 원가 상승과 공정 지연 등 문제를 해소하고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표준화가 필수적"이라며 "국내 기자재 업체들의 진입 장벽을 낮추는데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