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전략]외인의 귀환, 대형주 기대감 '물씬'

26일 증시에서 모처럼 외국인과 기관의 동반 순매수세가 나타나며 코스피가 2030선으로 껑충 뛰어올랐다. 전일까지 1조6400억원 가량을 순매도했던 외국인은 이날 코스피 현물시장에서 685억원(오후3시 기준)을 순매수한 것과 함께 코스피200지수선물 시장에서도 이달 들어 가장 많은 4436계약(금액환산시 5531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증권업계에서는 미국 금리인상에 대한 불확실성이 완화된 데다 유럽발 추가 양적완화에 대한 기대감이 물씬 피어오르며 모처럼 투심이 개선된 영향으로 보고 있다. 이달 코스피를 2050선에서 1940선까지 끌어내린 주요 주체가 외국인이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외국인 수급개선은 안도랠리의 연장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는 기대감을 낳는다.


외국인 수급개선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을 수 있는 대상이 바로 대형주와 코스피다. 중소형주 위주의 코스닥에 비해 코스피에서는 외국인 비중이 훨씬 높기에 외국인 수급개선은 직접적으로 대형주의 상승탄력을 높이는 요인이 될 것이라는 평가다.

연말 대형주 랠리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는 변수 중 하나는 바로 연말 배당수요 유입가능성이다. 강송철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결산배당은 코스피200 인덱스펀드와 기타 증권사 고유자금 운용부 등 지수선물을 이용한 현선 차익거래를 하는 자금에 매우 중요한 이벤트"라며 "연말에는 주식을 매수하고 선물을 매도하는 매수차익거래를 통해 배당이라는 플러스 알파 수익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강 연구원은 "연말 배당차익거래는 매년 10~12월에, 특히 12월에 프로그램 매수유입이 평소보다 늘어나는 배경이 된다"며 "2006~14년 기간 월별 평균 프로그램 순매수는 10월에 1조3000억원, 11월에 9000억원, 12월에 2조3000억원에 달했다"고 설명했다.


또 "올해 연말 배당차익거래에 예년보다 더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는 주요 대기업들의 배당확대 발표에 따라 코스피200기업들의 결산배당이 지난해보다 큰 폭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연말이면 나타나는 대차잔고 감소흐름도 연말 대형주 수급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평가다. 김민규 KB투자증권 연구원은 "2005년 이후 12월마다 대차잔고 비중이 감소하는 흐름이 매년 반복됐는데 금액으로는 6조9000억원에서 12조5000억원에 이르는 규모"라며 "현재 한국시장의 대차거래 잔고는 52조원으로 유통시가총액 대비 6.3%에 이른다"고 말했다.

대차잔고의 감소는 12월 결산 주주총회에서의 의결권을 확보하거나 배당수령 권리를 확정하기 직전에 급증하는 경향이 있다. 이 과정에서 대차잔고 상위종목에서의 수급개선 현상(숏커버링)이 나타나는 흐름이 매년 반복돼왔다는 얘기다. 특히 대차잔고 상위종목에 대형주가 다소 포진해 있다는 점은 대형주의 연말 수급개선 가능성을 높이는 부분이다.

하지만 대형 이벤트들이 잇따라 예정돼 있는 만큼 당분간 관망세를 취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대형주가 연말까지 상대적으로 양호한 모멘텀을 지니고 있다는 점은 맞지만 이달 말 IMF(국제통화기금)의 중국 위안화 SDR(특별인출권) 편입여부, 내달 초 ECB(유럽중앙은행) 통화정책회의와 미국 고용지표 발표 등 대형 이벤트들이 줄이어 있다"며 "외국인 순매수가 연속성을 가질지 여부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