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전략]"MSCI는 단기 악재... 외인 매수는 제한적"

코스피 지수가 30일 1.83% 급락하며 1990대 초반까지 밀렸다.

한국 증시의 구원투수인 연기금이 장 막판 742억원을 순매수했지만 외국인이 현선물 시장에서 매도 공세를 펼치면서 지수는 속절없이 떨어졌다.


외국인은 이날 코스피 시장에서 5469억원을 순매도했으며 지수선물 시장에서는 6124계약 순매도했다. 지수선물 시장 1계약을 1억원으로 추정할 때 외국인은 이날 현선물 시장에서만 1조1500억원 가량을 팔아치운 셈이다.

◇MSCI 지수 변경과 中 악재=이날 외국인의 매도 확대는 오는 1일 모간스탠리인터내셔널(MSCI) 지수 변경으로 MSCI 지수를 추종하는 패시브 펀드의 운용자산 편입비중 재조정(리밸런싱)이 집중됐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함께 중국 증시가 전일 주요 증권사들의 내부자 거래 혐의로 급락한데 이어 이날도 불안한 흐름을 보인 것이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


MSCI 신흥국 지수를 추종하는 패시브 펀드의 자금 매도로 지수하락이 예상되면서 외국인의 선물 매도가 나타났고 선물 매도에 따른 지수하락 예상으로 현물 매도가 가세하면서 이날 충격이 더했다.

최창규 NH투자증권 (12,320원 ▲410 +3.44%) 투자전략2팀장은 “MSCI 신흥국 지수에서 한국 비중이 0.5%포인트 감소했는데 MSCI 신흥국 지수를 추종하는 펀드 자금을 최소 50조원으로 추정할 때 2400억원, 100조로 추정하면 4800억원의 자금이 한국 시장에서 유출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15,630원 ▲230 +1.49%) 연구원은 “내달 1일 MSCI 지수반영을 앞두고 MSCI를 추종하는 패시브 펀드 자금이 매도를 했다”며 “코스피 급락에도 불구하고 유럽중앙은행(ECB) 통화정책 회의, 미국 고용지표 발표 등 이벤트 등이 예정돼 있다는 점에서 저가 매수는 이르다는 판단”이라고 진단했다.

◇"强달러 지속... 외국인 매수 제한적"=시장 전문가들은 12월에도 주식시장이 큰 변화 없이 현재의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외국인의 매매형태를 변화시킬 한 방이 부재하기 때문이다.

우선 달러 흐름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가 줄줄이 대기중이다.

ECB 통화정책회의(3일, 현지시간), 미국 고용지표(4일) 발표와 FOMC(15~16일), 일본은행(BOJ) 통화정책회의(17~18일) 등이 대표적이다.

'미국의 금리인상 대 유로존 및 일본의 양적완화 정책 강화 가능성' 구도는 달러 강세 기조를 쉽사리 바꾸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와 같은 달러 강세 기조로 12월 증시도 외국인 매수가 제한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오현석 삼성증권 (38,050원 ▲700 +1.87%) 투자전략센터장은 “MSCI 지수 변경 영향으로 이날 지수가 급락했으나 일회성 요인으로 다시 안정을 찾을 것으로 본다”며 “외국인 투자자 입장에서 한국 증시가 뚜렷하게 매력적이지는 않기 때문에 글로벌 시장 흐름에 연동해 사고파는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외국인들이 최근 한국 증시에서 대형주보다 중소형 성장주에 관심을 키우는 것을 주목했다. 2016년 코스피 시장도 올해와 같은 저성장 기조 속에 움직일 것으로 전망되는 상황에서 시장 전체보다 종목별 대응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오 센터장은 “외국인들이 과거와 달리 업종 대표주로 분류되는 대형주보다는 중소형주 대상으로 탐방을 더 많이 간다”며 “이는 한국 시장 전체의 매력이 떨어지고 저성장 기조에서 성장을 기대할 수 있는 성장주에 기대감이 형성돼 있다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마주옥 키움증권 투자전략팀장도 “외국인이 11월 한국 증시에서 팔만큼 팔았기에 이날 지수 급락은 과매도 상황으로 보인다”며 “내달 3일 ECB 통화정책 회의에서 현재 600억유로인 채권 매입 규모를 800억~900억유로로 확대하거나 채권매입 기간을 늘릴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는 국내 주식시장에서 외국인의 매수세를 견인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편 증권사들의 12월 코스피 예상밴드는 대동소이했다. 대신증권이 12월 1930~2050을, 하나금융투자 등이 1950~2050을 제시했다. 교보증권은 1950~2080, 신한금융투자 부국증권 등은 1950~2100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