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임' 김진태 검찰총장 "다시 만나기로 하는 이별"

머니투데이

한정수 기자

김진태 검찰총장 /사진=뉴스1

"섭섭하게, 그러나 아조 섭섭치는 말고 좀 섭섭한 듯만 하게
이별이게, 그러나 아주 영 이별은 말고 어디 내생에서라도 다시 만나기로 하는 이별이게…"

2년의 임기를 모두 채우고 퇴임하는 김진태 검찰총장(63·사법연수원 14기)이 퇴임식에서 서정주 시인의 '연꽃 만나고 가는 바람같이'라는 시를 낭송했다. 김 총장은 시를 통해 직을 내려 놓는 아쉬움을 전했다.

김 총장은 이날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열린 퇴임식에서 "지난 30여년간 검사로, 최근 2년간 검찰총장으로 여러분과 같은 길을 걸으며 고락을 함께 했다"며 "즐겁고 보람찬 순간도 있었고 힘들고 어려운 때도 있었지만 언제나 여러분과 서로 의지하고 격려하며 여기까지 왔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어 "다소라도 나아진 것이 있다면 그것은 여러분이 애써 힘써준 덕분이고, 부족하고 아쉬운 부분이 있다면 그것은 나의 성의와 지혜가 모자란 탓"이라며 자신을 낮췄다.

김 총장은 또 검찰의 발전을 기원했다. 그는 "여러분은 국민의 공복인 공무원, 그것도 검찰공무원으로서 우리 사회의 법질서를 확립하고 부정부패를 척결해야 할 중차대한 책무가 주어져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범죄혐의의 유무에 대해서는 명명백백하게 제대로 밝히되 살리는 수사를 해야 하고 법과 원칙에 따라 바르게 처리하되 세상사는 이치와 사람 사는 정리에도 부합되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총장은 마지막으로 "아무리 사소한 사안이라도 그것은 늘 우주보다 더 무거운 인간의 문제임을 깊이 인식하고 인류의 미래와 우리 사회의 발전방향 등을 염두에 두면서 처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김 총장은 이날을 마지막으로 직에서 물러난다. 후임인 김수남 검찰총장 내정자(56·사법연수원 16기)는 오는 2일 취임식을 갖고 본격적인 직무를 수행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