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융합클러스터, 지역 특화산업 춤추게 한다

SW(소프트웨어) 혁명 바람이 세계적으로 뜨겁다. SW와 결합된 기존 산업 및 제품의 차별화된 부가가치가 주목받으면서 주요 선진국과 글로벌 기업을 중심으로 SW융합에 대한 투자가 확대되는 추세다.

경북SW융합클러스터 개소식에서 이강덕 포항시장이 클러스터 입주기업의 제품을 시연하고 있다/사진제공=경북SW융합클러스터

세계적인 제조기업 GE는 2020년까지 세계 10대 SW회사가 된다는 비전 아래 IoT(Internet of Things·사물인터넷)를 공장으로 끌어들여 생산성과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있다. 벤츠나 BMW 같은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도 센서부터 전장부품까지 첨단 SW와 융합된 스마트카 기술을 미래 자동차 시장의 핵심으로 보고 전력을 쏟는 중이다. 세계적 SW업체인 MS, 애플, 구글, 페이스북 등도 로봇, 바이오, 우주항공 등 융합 부문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 자사의 영향력을 넓히는 중이다.

국가 차원에서도 중국은 ‘제조2025’와 ‘인터넷플러스’를, 독일은 ‘인더스트리4.0’을, 일본은 ‘산업재흥플랜’을 전략으로 삼는 등 기존 산업에 SW를 융합해 경쟁력을 제고하려는 각국의 노력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SW중심사회·제조업혁신3.0 구현시킬 플랫폼, SW융합클러스터
우리나라도 ‘SW중심사회’와 ‘제조업혁신3.0’을 목표로 삼고 있다. SW를 통해 기존 주력산업을 고도화하는 한편, 이를 통해 새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블루오션 시장을 개척하기 위한 큰 그림을 그리고 있는 것. 현재 전국 6개 지역에서 동시 구축되고 있는 SW융합클러스터는 이 그림이 실현될 무대로 꼽힌다.

SW융합클러스터는 미래창조과학부와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이 2013년부터 SW융합 촉진에 강점이 있는 산업의 본거지 및 SW 수요가 밀집된 집적지 6곳을 선정해 SW융합 생태계 조성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힘을 쏟고 있는 사업이다. 스타트업(초기 벤처기업)과 대기업, 연구소, 대학, 컨설팅 기관 등이 동시다발적으로 상호작용하는 클러스터 시스템을 도입, SW기술 고도화 및 융합 추진에 속도를 더하고 자생적인 융합 생태계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지역별 특화산업과 SW기술의 접점을 찾고 융합을 통해 해당 분야를 업그레이드, 지역 자체의 산업적인 입지를 강화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SW융합클러스터, 자동차부터 농생명까지 지역산업 경쟁력 ‘UP’시킨다
2013년 가장 먼저 SW융합클러스터가 들어선 지역은 대구다. 대구클러스터는 주력산업인 의료IT(정보기술), 로봇, 3D(차원) 분야를 중심으로 SW융합을 꾀하고 있다. 이를 위해 삼성전자 창조경제단지와 특화전문의료단지, 동대구벤처밸리, 경북대학교를 연계하는 창조경제벨트를 구축했다. 또한 SW테스팅 전문인력 양성과 대구SW시험센터 운영을 통해 대구를 SW융합기술 품질 향상을 위한 전진기지로 탈바꿈시킨다는 각오다. 여기에 경제자유구역이라는 이점을 더해 글로벌 비즈니스에 최적화된 지원을 펼칠 계획이다.

실제로 클러스터 내 사무&생활문구 기업인 프린텍은 대구의 해외시장 진출을 위한 인증사업 덕분에 해외매출이 크게 늘었다. 강민구 프린텍 대표는 “라벨디자인 편집SW인 ‘프린텍 라벨메이커 v2.0’이 업계 최초로 GS(Good Software)인증을 받은 것은 대구SW융합클러스터의 인증획득 지원 프로그램 덕분”이라며 “지난해 해외매출이 약 22% 증가했다. 올해에도 클러스터의 SW테스팅 및 인프라 지원을 통해 새로운 SW를 개발, 매출을 30% 이상 성장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경북과 전북은 2015년 SW융합클러스터로 선정됐다. 경북은 ICBM(IoT, Cloud, Big data, Mobile) 연구분과를 운영, 이에 기반한 SW융합으로 발전 가능성이 높은 산업에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특히 자동차 업종이 SW융합 시 타 업종보다 대체효과가 높을 것으로 예측되는 만큼 자동차 부품 분야를 선도하는 데 역량을 모으고 있다. 아울러 기업들의 융합 추진 의향이 높은 모바일, 에너지 분야 등을 융합 주력산업으로 키워 지역의 SW융합기업 육성플랫폼으로 자리잡겠다는 목표다.

경북은 이를 위해 SW강소기업 육성 및 일자리 5000개 창출, 수출액 1조원을 달성한다는 각오다. 강소기업 육성 성공사례도 있다. SW벤처기업인 베이다스의 이준석 대표는 “경북SW융합클러스터의 R&D(연구·개발) 지원 사업을 통해 국내 최초로 높은 안정성을 보장하는 차량용 영상 SW를 개발, 매출이 141%나 상승했다”며 “향후에도 클러스터와 함께 SW융합의 글로벌 기업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전북은 농생명 융합산업과 연계해 개방형 농생명 SW융합클러스터 구축을 목표로 삼고 있다. 농생명 유관 SW기업에 대한 R&D 지원 및 원스톱창업 지원, ‘개방형 네이처 랩’(Open Nature Lab)과 ‘테스트 베드’(Test Bed) 네트워크의 구축 등 체계적 전략도 갖췄다. 이를 통해 연간 신규고용 100명, 창업기업 10개, 매출증가 20%의 목표를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전북은 이를 기반으로 개방형 농생명 SW융합클러스터를 구축하는 한편, 융합기술 및 전략을 국내외로 확산시켜 전북을 글로벌 농생명 SW융합 생태계의 전진기지로 만들겠다는 각오다.

바이오와 로봇산업 특화지역으로 선정된 인천SW융합클러스터도 사업 첫 해에 100억원의 펀드를 성공적으로 조성해 SW융합기업에 투자하는 등 활발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경기SW융합클러스터는 핀테크(금융기술)와 디지털콘텐츠 사업을 중심으로 우수 SW융합기업을 발굴하는 중이다. 조선해양과 기계 분야에 특화된 부산SW융합클러스터 또한 ‘갈매기SW창업사관학교’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이처럼 각 클러스터는 특화산업 분야에서 융합 시너지를 창출하기 위해 다양한 지원과 프로그램을 마련, 운영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