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입 4년만에…'40대' 데이비드 은, 삼성 최연소 사장 발탁 배경은

삼성전자 (76,700원 ▲400 +0.52%)에 40대 최연소 사장이 탄생했다. 주인공은 삼성전자 글로벌이노베이션센터(GIC)를 이끌고 있는 데이비드 은 신임 사장이다.

삼성은 미국 실리콘밸리의 전초기지에 더욱 힘을 실어 전략적 투자와 M&A(인수합병) 등 개방형 혁신을 통한 신성장 동력 확보에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11일 삼성에 따르면 GIC를 맡아오던 데이비드 은 부사장은 새해 1월1일자로 사장으로 승진했다. 2012년 1월 삼성에 영입된 지 4년 만이다.

은 사장은 1967년 1월 생으로 만 49세에 불과해 삼성의 사장 중 최연소다. 하버드대 행정학 학사 및 로스쿨(JD)을 나왔으며 아메리카온라인(AOL) 미디어&스튜디오 사장과 구글 콘텐츠 파트너십 상무 등을 거쳤다.

삼성 관계자는 "해외에서 채용된 '사장'이라 본사 소속의 '사장'과는 개념이 다소 다르다"며 "다만 현재 전문경영인으로서 '사장급' 중에는 나이가 가장 젊다"고 밝혔다.


은 사장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전폭적인 신뢰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그룹 안팎에서는 "신사업 추진에 골몰하는 이 부회장이 늘 머릿속에 두고 있는 사람"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은 사장은 전 세계 IT 벤처 기업가들이 몰리는 실리콘밸리에서 다양한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성과를 내왔다. 2012년 하반기 세워진 GIC는 삼성전자 본사 직속으로 혁신기업의 인수합병, 전략적 투자, 스타트업(창업 초기) 기업의 육성(인큐베이션)을 진행한다.

2014년 8월 ‘스마트싱스’와 2015년 4월 '루프페이’를 인수한 게 대표적이다. 스마트싱스의 사물인터넷(IoT) 개방형 플랫폼은 삼성전자 스마트 홈 기술의 기반이며 루프페이의 마그네틱 보안 전송 기술은 모바일 결제시스템 ‘삼성페이’의 핵심 기능을 가능케 했다. 삼성이 그룹 차원에서 밀고 있는 사업의 근간을 이룬 M&A가 은 사장의 작품인 셈이다.

데이비드 은 삼성전자 GIC 사장이 8일(현지시간) 미국 실리콘밸리 팔로알토 '스마트싱스' 사옥에서 삼성전자의 비전을 설명하고 있다/사진=박종진 기자

삼성은 앞으로 미국 실리콘밸리의 GIC를 비롯해 SSIC(삼성전략혁신센터), SRA(삼성리서치아메리카)의 역할을 강화할 계획이다. SSIC는 DS(반도체 부품)부문 산하로 신기술 발굴을, SRA는 DMC(완성품) 소속으로 연구개발을 담당한다.

은 사장은 SSIC를 담당하는 손영권 CSO(최고전략책임자) 사장과 함께 삼성전자의 혁신을 열어갈 ‘투톱‘을 이룬다. 은 사장이 ’젊은 피‘라면 올해 60대로 들어서는 손 사장은 실리콘밸리의 산전수전을 다 겪은 백전노장이다.

삼성전자 (76,700원 ▲400 +0.52%) 관계자는 "실리콘밸리 기지에 더 힘을 실어 하드웨어뿐만 아니라 소프트웨어, 플랫폼 등을 모두 아우르는 개방형 혁신으로 새로운 IT 생태계를 주도하겠다는 전략"이라고 밝혔다.

은 사장도 승진 소감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소프트웨어 서비스 분야를 삼성이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보여준 것 같다"며 "더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