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올해의 빌딩 선정…여의도 숨은 명소는?

FKI 타워 야경. 오른쪽 유선형 건물이 회의 공간 등으로 활용되는 전경련 회관 컨퍼런스 센터/사진제공=전국경제인연합회

일본 경제단체연합회(경단련) 관계자들이 서울을 방문하면 꼭 들르는 장소가 있다. 매년 10월 여의도에서 열리는 불꽃축제 때마다 지하 편의점 식품이 동이 나고 고층 식당가는 예약이 꽉 차는 곳. 여의도의 숨은 명소로 떠오른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건물(FKI 타워)이다.

FKI 타워는 올해로 신축된 지 2년여에 지나지 않았지만 짧은 기간동안의 수상경력은 매우 화려하다. △2014 한국건축문화대상 준공부문 우수상 △2014 대한민국 녹색건축대전 우수상 △녹색건축인증 최우수상 △2015 Civic Trust Awards 국제건축부문 최우수상 △2014 Chicago AIA(미국건축가협회) 우수 건축물상 등을 수상했고 △2015 CTUBUH(초고층 도시건축학회) 우수기능 초고층빌딩에도 선정됐다.


아울러 올 초에는 1994년 설립된 미국 웹사이트 'American-Architech.com'으로부터 '2015 Building of the Year(올해의 빌딩)'에 선정됐다. 37개 세계 유수 프라임급 빌딩을 대상으로 사이트 방문자들에게 투표를 실시한 결과 FKI 타워가 최고 득표율인 20%를 획득해 '올해의 빌딩'으로 선정된 것.

FKI 타워 전경. 우측에서 세번째 고층 건물이 FKI타워다./사진제공=전국경제인연합회

FKI 타워는 재계 총본산 역할을 하는 상징적인 건물인 만큼 설계 단계에서부터 상당한 공을 들였다.

애드리안 스미스&고든 길 건축회사(AS+GG)가 건물 전체 설계를 담당했는데 이들은 아랍에미리트(UAE)의 부르즈 칼리파를 설계하는 등 초고층 빌딩 설계 전문가 그룹이다. 특히 AS+GG는 에너지 효율적 빌딩 설계 프로젝트에 강점을 가져 FKI 타워 역시 친환경 컨셉으로 준공됐다.


본관은 태양광 친환경 구조의 에너지 1등급 건물로 지어졌고 최고층인 50층 천정은 태양광 패널로 만들어 지붕을 대신하는 구조다. 20층 이상부터는 외부창에 태양광 패널을 붙여 전체 사용전기의 5~6%, 전체 조명의 50~60%를 태양광과 지열을 통해 얻도록 했다. 태양광 패널을 통해서만 시간당 600KW(킬로와트)를 생산해 도심 속 작은 발전소라해도 손색이 없는 곳이라는 설명이다.

특히 국내 최초로 3차원 곡면 적외선 차단 글라스로 만든 유선형 컨퍼런스센터는 FKI 타워의 백미로 꼽힌다. 컨퍼런스센터는 현재 다목적 연회장, 재계 관련인들의 각종 회의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조재익 전경련 회관팀 부장은 "컨퍼런스 센터 외관 건축을 위해 760여 장의 3D 대형 곡면 유리가 필요했다"며 "신축 당시 국내에서 이 같은 건축 사례가 전무했음은 물론이고 전 세계적으로도 드문 건축기법이어서 오랜 기간 스페인, 독일, 중국 등 여러 나라 시공 사례를 뒤졌던 것이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FKI 타워 고층부에서 바라본 국회 측 전경/사진제공=전국경제인연합회

FKI 타워는 높이 면에서도 여의도의 랜드마크로 꼽힐만하다. FKI 타워 높이는 245m로 국제금융센터(279m)와 63빌딩(249m)에 이어 여의도에서 세 번째로 높다. 지하 6층 지상 50층 규모이고 대지면적은 1만2146㎡(3674평), 연 면적은 16만8681㎡(5만1026평)다.

본관의 고층부인 40층 이상에서 바라다보는 여의도의 전경은 압권이다. 국회의사 당은 물론 KBS 본관과 여의도 공원, 한강, 올림픽대로, 강변북로 등이 한눈에 들어온다.

전경련 관계자는 "우스개로 날씨 좋은 날에는 이북까지 보일 것이라는 말이 돈다" 며 "전경련 건물 입주사 관계자들은 불꽃축제 등 특별한 행사가 열릴 때는 가족들을 여의도 다른 곳이 아닌 이곳으로 초청한다"고 말했다.

한편 전경련 건물은 재계 역사에서도 의미가 깊은 장소다. 전경련은 1961년 설립 된 후 서울 을지로 반도호텔에 사무실을 차린 뒤 18년 동안 여러 곳을 옮기며 임대생활을 하다 1979년 서울 여의도 현 위치에 자체 회관을 갖게 됐다. 이후 건물 노후화 등 문제로 지난 2010년부터 건물 신축 계획에 들어갔고 2013년 신회관으로서의 FKI 타워가 완공됐다.

현재 FKI 타워 정문에는 1979년 옛 전경련 건물 신축 당시 박정희 전 대통령이 직접 쓴 휘호 '創造 協同 繁榮(창조 협동 번영)'이 새겨진 기념석이 배치돼 있다.

FKI 타워 정문에 위치한 박정희 전(前) 대통령의 휘호가 새겨진 기념석/사진=이기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