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대선, 증시는 이미 표 던졌다

"미국 경제와 증시는 이미 올해 대선에 표를 던졌다."

마켓워치 칼럼니스트인 마크 헐버트는 10일(현지시간) 쓴 칼럼에서 최근 미국 뉴욕증시 분위기로는 올해 대선에서 공화당이 승리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민주당의 버락 오바마 정부가 위기감에 조만간 추가 부양책을 선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헐버트는 1900년 이후 미국 대선이 있었던 해의 다우지수 추이와 대선 승리 정당의 상관성을 분석한 결과를 근거로 삼았다. 분석에 따르면 1900년 이후 대선에서 여당이 이긴 해에는 다우지수가 평균 15% 가까이 상승했고 정권이 바뀐 해엔 다우지수가 3%가량 하락했다. 다우지수는 여당이 승리한 해 1월엔 야당이 이겼을 때와 마찬가지로 하락했지만 낙폭은 야당이 이긴 해가 약 1%로 3배 가량 컸다.

1-2월엔 반전이 나타났다. 집권당이 대선에서 이긴 해는 다우지수가 미미한 상승세로 돌아섰지만 정권이 교체된 경우에는 2.5%가량 떨어졌다. 1분기에는 여당이 정권을 유지한 해에 다우지수가 평균 3% 가까이 올랐고 반대의 경우에는 2%가량 하락했다. 집권당이 승리한 해 상반기 기준으로도 다우지수는 상승세를 유지했다. 다만 상승폭은 1분기보다 소폭 축소됐다. 반면 야당이 이겼을 때는 다우지수의 상반기 낙폭이 5%에 근접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다우지수는 올 들어 이날까지 9% 가까이 하락했다. 헐버트의 분석대로라면 정권교체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다.


물론 헐버트는 다우지수 변동률과 대선 승리 정당의 상관관계는 인과관계가 아니라고 지적했다. 더욱이 1900년 이후 치른 미국 대선이 29번뿐으로 여당이 18번 이기고 야당이 11번 이긴 게 표본의 전부여서 통계적 의미도 사실상 크지 않다고 했다.

다만 그는 증시가 대선에 미치는 막대한 영향력을 간과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1992년 미국 대선에서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내건 구호처럼 '문제는 경제'라는 것이다.

헐버트는 그나마 민주당에 다행인 것은 증시가 연초에 급락했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다우지수 외에 S&P500지수는 올 들어 10%, 나스닥지수는 15% 가까이 떨어졌다. 증시가 앞으로 계속 떨어지면 문제지만 반등하면 민주당에 호기가 될 수 있다는 말이다.

이에 비해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진 2008년에는 상반기 내내 부진했던 미국 증시가 11월 대선을 코앞에 둔 9-10월에야 바닥을 쳤다. 같은 해 대선에서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정권교체에 성공했다.

헐버트는 자신의 예감이 맞다면 미국에서 몇 주 안에 새로운 부양책이 발표될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금리인상 행보를 되돌리거나 추가 양적완화에 나설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미국 증시의 약세장이 한창이었던 2011년 9월에도 FRB가 오퍼레이션트위스트(OT)라는 이름의 새 부양책을 발표한 바 있다고 지적했다. OT는 단기 국채를 팔아 장기 국채를 사들이는 방식이다. 추가 자산 매입으로 FRB의 장부에 부담을 주지 않으면서 장기금리 하락을 유도할 수 있다. S&P500지수는 FRB가 OT를 발표한 지 8거래일 만에 약세장에서 벗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