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IT' 해결사 스플렁크 "빅데이터로 푼다"

머니투데이

샌프란시스코(미국)=김평화 기자

# A무역회사 4년차 직원 이은지(가명) 대리. 재고현황을 신속히 파악하라는 상사의 지시를 받았다. 회사 웹사이트에 접속을 시도했다. 연결이 되지 않았다. IT(정보통신) 담당 직원에게 연락을 취했지만 바로 해법을 찾을 수는 없었다. 에러가 난 곳이 하드웨어인지 웹서버인지 문제를 파악할 수 없었다.

스플렁크는 이 대리의 고민을 해결해주는 실시간 빅데이터 플랫폼이다. IT 관련 문제를 파악해 이용자가 직관적으로 알아볼 수 있도록 하는 소프트웨어를 제공한다. IT 관련 솔루션이 필요한 기업이면 어느 기업이든 스플렁크의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나스닥 상장기업인 스플렁크는 2004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설립됐다. 2006년 첫 소프트웨어 제품을 출시했으며 현재 전 세계에서 1800명 이상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다.

전 세계 100개국 이상의 1만개가 넘는 기업과 대학, 정부기관이 스플렁크의 소프트웨어를 이용하고 있다. 2013년 패스트컴퍼니로부터 전 세계 가장 혁신적인 기업 4위로 선정됐다. 빅데이터 분야에서는 최고 혁신 기업으로 뽑혔다.

스플렁크는 고객사의 웹사이트와 애플리케이션, 서버 등에서 생기는 모든 '머신 데이터'(기계에 축적되는 데이터)를 분석한다. 머신 데이터는 빅데이터 중에서도 가장 성장 속도가 빠르고 가장 복잡한 분야로 꼽힌다. 스플렁크는 이 데이터를 △검색 △모니터링 △분석 △시각화하는 소프트웨어 솔루션을 제공한다. 고객사들은 이 솔루션을 고객관리와 비즈니스 분석, 성능 개선, 보안 등에 활용한다.

스티브 소머 스플렁크 CMO(마케팅 이사)는 "스플렁크의 소프트웨어는 IT 관련 문제가 생겼을 때 짧은 시간 안에 어떤 부분이 문제이고 어떻게 고쳐야 하는지 알 수 있게 한다"며 "고객사의 고객들이 고객사 웹사이트에서 무엇을 검색하고, 보고, 구매하는지도 분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금융이나 온라인 리테일 업체 등 높은 기술력이 요구되는 업종에서 스플렁크의 수요가 많다"며 "복잡한 시스템을 관리 운영하는 것을 보다 수월하게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머니투데이의 글로벌 콘퍼런스 '2016 키플랫폼'(K.E.Y. PLATFORM 2016) 특별취재팀은 지난 1월 샌프란시스코에서 소머 CMO를 만나 스플렁크의 성공 비결을 물었다.

스티븐 소머 스플렁크 CMO

- 다른 빅데이터 소프트웨어에 비해 강점은 무엇인가.
▶ 대부분의 업종에서 IT 기술을 활용한다. 일반 기업들이 자체적으로 머신 데이터를 수집해서 사용할 수 있도록 기반을 갖추려면 오랜 시간과 많은 비용이 든다. 그러나 우리 소프트웨어를 사용하면 프로세스를 시간과 비용을 줄일 수 있다. 대쉬보드 형태로 제공하는데 문제해결이 빨라지는 효과가 있다. 실제로 고객들은 스플렁크 소프트웨어를 사용함으로써 20~30%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 주요 고객은.
▶ 스타트업부터 대기업까지 다양한 고객이 있다. 거의 모든 산업군에 고객들이 있다. 한국의 한 철강업체도 스플렁크의 고객이다. 제조 관련 IT 프로세스를 관리하기 위해 스플렁크의 소프트웨어를 쓴다. 스플렁크는 고객사가 머신 데이터에 기반해 그동안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를 확인할 수 있도록 돕는다.

- 산업별로 다른 전략이 필요할 것 같은데.
▶ 산업별로 IT 기술 활용 측면에서는 니즈가 크게 다르지 않다. 구글의 검색엔진처럼 우리는 각 산업의 프로세스를 다 알지는 못하지만 그들이 필요한 정보를 찾아준다. 고객들이 필요한 정보를 쉽게 찾을 수 있게 한다는 게 스플렁크의 소프트웨어가 팔리는 이유다. 특히 마케팅 분야에서 매우 효과적인 툴이다. 이용자들은 단기간에 성과를 확인할 수 있어 우리를 신뢰한다.

- 활용 예를 들어달라.
▶ 항공사나 익스피디아 같은 여행 관련 업종은 고객들이 언제 어디에서 접속을 많이 하고, 무엇을 원하는지 빠르게 파악할 수 있다. 제조업에서는 제조 라인의 문제점을 실시간으로 잡아낼 수 있다.

최근 한국의 금융회사에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실시간 이체결과 데이터의 패턴을 분석, 알고리즘을 만든다. 알고리즘이 위험을 감지하면 이를 곧바로 담당 부서에 알린다. 피싱이나 파밍 등을 막아낼 수 있다.

- 빠른 사세 확장 비결은.
▶ 고객들의 입소문을 탔다. 고객사가 스플렁크의 소프트웨어를 활용하며 도움을 얻었고 업계에 소문이 나면서 자연스럽게 신뢰가 쌓였다. IT 담당자가 회사를 이직하며 새 회사에서도 스플렁크 소프트웨어를 도입시킨 경우도 있다. 스플렁크 설립자들은 고객들이 스스로 찾아 나설만한 시스템을 만들고 싶어했는데 그 꿈이 이뤄졌다.

- 추가적인 사업 확장 계획은.
▶ 미국 뿐만 아니라 전 세계 곳곳에 연구개발(R&D) 센터가 있다. 글로벌 고객의 니즈에 맞춰 R&D를 추진하기 위해서다. 아울러 M&A(인수·합병)을 통해 기술과 사업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머신 러닝,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관련 기업 등 몇몇 업체를 최근 인수했다. 샌프란시스코 본사도 6배 정도 확장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