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당진시와 변환소 건설 갈등서 승소…항소 가능성 有

머니투데이

세종=이동우 기자

서울삼성동 한전 본사 2012.11.5/뉴스1

한국전력이 북당진변환소 건축허가 신청을 반려한 당진시와의 행정소송에서 승소했다. 법원이 한전의 손을 들어줬음에도 당진시와 지역민의 반발이 심해 갈등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대전지방법원 제2행정부는 28일 한전이 당진시장을 상대로 제기한 북당진변환소 건축허가 신청 반려처분 취소 소송에서 반려처분 취소를 선고했다.

이날 재판부는 당진시의 건축허가 신청 반려에 대해 "중대한 공익상의 사유가 없다"며 이같이 판결했다.

한전은 2018년 6월 준공을 목표로 당진시 송악읍 일대에 북당진변환소를 짓기로 하고 2014년 11월 당진시에 건축허가를 요청했다. 7만4125제곱미터(㎡)의 규모로 당진화력발전소에서 생산한 전기를 충남 북부와 평택을 포함한 경기 남부로 보내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그해 12월 당진시는 주민과의 협의 부족 등을 이유로 한전의 건축허가를 반려했다. 한전은 주민들과 보상협의를 마치는 등 민원을 해결해 지난해 4월 다시 건축허가를 신청했지만, 당진시는 송전선로 지중화 등을 요구하며 다시 반려했다.

이후 한전은 충청남도에 행정심판을 청구한 데 이어, 대전지법과 광주지방법원에 행정소송과 함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각각 제기했다.

당진시는 이날 판결에 대해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는 분위기다. 지역 여론을 검토하는 가운데 항소까지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홍장 당진시장이 내달 2일 기자간담회를 열어 공식적인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한편 한전은 변환소 건설이 더 이상 늦춰져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한전 관계자는 "당진시에서 항소를 할 가능성도 있지만, 이후 주민 설득 등 여론 작업 등을 감안하면 최대한 빨리 공사에 들어가야 한다"고 설명했다.

북당진변환소가 평택에 건설 중인 삼성전자 반도체공장에 전기를 공급하기 위한 핵심 시설이라는 점도 한전이 건설을 서두르는 이유 가운데 하나다.

삼성전자는 평택에 15조6000억원을 투자해 단일 공장으로는 세계 최대 규모의 반도체공장을 건설 중이다. 2017년 12월 완공되면 약 41조원의 생산 유발과 15만여명의 고용 창출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