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욱 골든블루 대표 "증류부터 병입까지…진짜 '코리안위스키' 개발"

"증류, 저장, 병입까지 모든 위스키 제조과정을 국내에서 하는 진짜 '코리안 위스키'를 만드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글로벌 위스키 브랜드가 장악하고 있던 국내 시장에 36.5도 저도 위스키로 시장 판도를 뒤바꾼 김동욱 골든블루 대표가 '코리안 위스키' 개발 착수를 선언했다.


25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화이트 위스키 '팬텀 더 화이트' 출시 기자간담회에서 만난 김 대표는 "스코틀랜드에서 위스키 원액을 수입하는 데서 벗어나 우리나라에서 증류하고 숙성시킨 진짜 한국 위스키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일본 만해도 산토리 등이 자체적으로 개발한 재패니즈 위스키가 시장의 70% 이상을 점유하고 있고 장기 숙성원액에는 거액의 프리미엄이 붙을 정도로 고급화까지 이뤄냈다"며 "국내 위스키 산업의 근본적인 발전과 경쟁력 강화를 위해 코리안 위스키 개발을 더 이상 미룰수 없다"고 강조했다.

코리안 위스키는 1970~80년대 백화양조, 진로·오비씨그램 등에서 국산 위스키 원주와 수입 위스키를 블렌딩해 선보인 바 있다. 하지만 원액 숙성을 위해 수십년이 필요하다보니 재고부담이 컸고 수입 위스키 원액보다 단가도 비싼 탓에 1991년 주류시장 개방 이후 자취를 감췄다.


김 대표는 코리안 위스키 개발이 어려운 가장 큰 이유로 현행 주세법을 꼽았다. 국내 주세법은 1971년 이후로 44년째 알코올 도수에 상관없이 제조원가에 이윤 판관비 등을 합친 출고가를 기준으로 72%의 세금을 메기고 있다. 이러한 구조아래서는 제조원가가 비쌀수록 많은 세금이 붙다 보니 주류업체들이 고급 위스키 개발을 하더라도 채산성을 갖추기 힘들다는 것이다.

반면 수입 주류는 수입 신고가(관세 포함)에만 세금을 매길 뿐 광고비 등 판관비는 과세기준에 포함되지 않는다. 출고가격과 수입가격이 비슷하다고 가정하면 수입산보다 국내산이 10% 가량 더 많은 세금을 부담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디아지오코리아, 페르노리카코리아, 윌리엄그랜트앤선즈코리아 등 위스키 회사들이 위스키를 해외에서 블렌딩해 병입까지 마친 상태로 수입, 판매하고 있는 이유다. 골든블루도 2009년 출시 당시에는 부산공장에서 생산했지만 지금은 물량 90% 이상을 오스트레일리아에서 병입까지 마친 상태로 수입하고 있다.

김 대표는 "현행 주세 체계가 고급술 개발을 막다보니 국내 위스키 업체들은 모두 수입상으로 전락했다"며 "코리안 위스키 개발을 위해 국내 주세법과 각종 규제의 불합리성을 검토하고 있으며 조만간 '코리안 위스키 개발 로드맵'을 공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국내 최초 저도 위스키, 무연산 위스키, 화이트 위스키 등 혁신적인 제품을 내놓을 때마다 수입 위스키 업체들의 견제에 시달렸지만 제대로 된 품질과 맛으로 소비자들의 지지를 끌어냈다"며 "20~30년이 걸리더라도 제대로 된 '코리안 위스키'를 만들어 토종 위스키 브랜드의 자존심을 지켜낼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