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자원개발, 성공불융자 큰 도움"

인도네시아 슬라쉐이섬 바투이의 DS LNG 플랜트 전경/사진=김민우 기자

해외자원개발 현장에서 만난 전문가들은 자원개발에 성공할 수 있었던 여러 요인 중 하나로 성공불융자, 공기업의 참여 등을 꼽았다.

최종빈 포스코대우 석유가스운영 실장은 "미얀마 가스전 개발은 성공불융자의 덕을 봤다"고 했다.


1997년 대우사태가 터지면서 대우인터내셔널(현 포스코대우)의 미얀마 가스탐사가 중단될 위기에 놓였을 때 성공불융자가 있어 투자를 계속했다는 것.

성공불융자는 정부가 해외자원개발과 같이 위험성이 큰 사업에 민간기업의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도입한 제도다.

일정 금액을 빌려주고 사업 실패시엔 원리금을 감면해주고 사업에 성공했을 때는 원리금 이상을 특별부담금으로 갚아야 한다.


정부는 당시 자금난에 빠진 대우인터내셔널에 1100억원의 성공불융자를 내줬다. 성공불융자로 한숨 돌린 대우는 추가적인 파트너를 찾기 시작했다.

그렇게해서 인도의 국영석유회사(ONGC·17%), 인도의 국영가스회사(GAIL·8.5%), 한국가스공사(KOGAS·8.5%), 미얀마석유가스공사(MOGE·15%)와 컨소시엄을 구성, 탐사를 계속 했다.


최 실장은 "수년간 해외자원개발 탐사·시추·개발 기술을 가진 외국과 함께 작업을 하면서 국내 기업도 충분한 기술력을 키웠다"며 "성공불융자 제도에 대한 비난 때문에 제도가 유명무실해져 안타깝다"고 말했다.

성공불융자는 해외자원개발의 실패로 혈세낭비 논란이 일면서 올해 예산에 한 푼도 반영되지 않았다.

공기업인 가스공사가 참여한 것은 투자자 모집을 쉽게 했다.

이민우 포스코대우 플랫폼운영부 과장은 "한국의 공기업이 참여함으로써 정부와 기업들로부터 프로젝트 신뢰도가 높아졌다"며 "가스공사 참여 이후 사업수행이 더 수월해진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가스전은 생산에 돌입하기 전 구매자와 구매형태를 정한 뒤 생산에 돌입하는데 에너지공기업은 잠재적 수요자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사업이 안정적으로 진행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점수 한국가스공사 기획본부장(왼쪽에서 두번째)가 가스공사의 자원개발 현황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김민우 기자

미얀마 가스전 프로젝트 뿐아니라 인도네시아 DNLNG 프로젝트에서도 가스공사의 힘이 발휘됐다. 적은 지분으로도 공동운영권을 따낸 것.

DSLNG의 지분구조는 미쓰비시가 45%, 가스공사가 15%, 인도네시아 국영 석유기업 페타미나(PT Petamina)가 29% ,메드코 에너지(PT Medco Energi International Tbk)가 11.1%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김점수 한국가스공사 기획본부장은 "가스공사는 단일기업으로 LNG 도입량이 가장 많은 기업"이라며 "이번 프로젝트에서 가스공사가 70만톤의 물량을 사들이기로 했기 때문에 공동운영권을 따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정수남 한국가스공사 아시아LNG사업팀장은 "에너지기업들은 바이어(Buyer·구매자)든 셀러(Seller·판매자)든 규모가 큰 곳이 영향을 발휘하는 곳이 바로 에너지업계"라며 "이러한 추세에 맞게 우리 에너지공기업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고민해 봐야할 때"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