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관리 가는 STX조선해양… 직원들 '침울'

STX조선 해양 조선소. /사진=머니위크

STX조선해양이 27일 법정관리를 신청하면서 전 직원들에게 설명문을 배포했다. 회사가 해체되는 것은 아닌지에 대한 걱정으로 직원들의 분위기는 침울하다.

STX조선 노사협력팀은 이날 현장직과 사무직을 포함한 전직원을 대상으로 설명문을 배포하고 법정관리 신청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STX조선 관계자는 "직원들이 '법정관리'가 무엇인지 향후 어떻게 되는지 문의가 빗발쳐 설명하기 위해 자료를 배포했다"고 말했다.


설명문은 법정관리 신청 이유에 대해 "자율협약 체제에서 내년까지 수주가 남아 있는 선박을 정상 건조해 인도대금을 받더라도 부족한 자금이 약 7000억원에 달할 전망"이라며 "해외 선주사의 손해배상채권 등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려면 회생절차를 통한 법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2013년 자율협약을 개시했을 때보다 신규 수주 규모가 크게 감소했고, 지난해 말 이후 신규 수주가 없어 경영 위기 해소가 어렵다"며 "법정관리에 돌입해 현재 건조 중인 55척의 선박을 정상 건조하도록 최우선으로 추진하고 기업 유지를 위해 과감한 인적·물적 구조조정 방안 수립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또 법정관리를 통해 기업 해체를 하지 않고 재건을 도모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회사 측은 "회생계획에 따라 채무원리금 일부를 탕감 받을 수 있고 최장 10년까지 상환유예를 받을 수 있어 기업회생에 도움이 된다"며 "일부 건조 취소에 따른 부담도 있지만 선주사와 불리하게 계약한 악성 부채를 청산해 회생 발판으로 삼을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마지막으로 직원들에게 맡은 일을 하며 인내해줄 것을 당부했다. 회사는 "자율협약 체결 후 수주한 선박들이 지난해부터 순조롭게 인도되는 시점에서 법정관리가 거론되는 것이 상당히 안타깝고 당혹스러울 것"이라며 "조금만 인내해주고 차분하게 각자의 위치에서 맡은 일을 해 달라"고 밝혔다.

STX조선해양은 다음 달 초 법원의 신청서류 검토가 끝나면 재산 동결 등 처분이 내려지고 중순 이후 회생절차가 개시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회생계획안 제출은 오는 9월 중, 법원의 회생계획 인가는 오는 11월이 돼야 결정될 것으로 내다봤다.

STX조선해양 진해조선소에 근무하는 한 현장직 직원은 "회사가 정상화되길 기다리며 열심히 일했는데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 날아들어 일손이 잡히지 않는다"면서도 "해체가 아닌 회생만을 바랄 뿐"이라고 전했다.

한편 이병모 STX조선 사장은 오는 29~30일 중 법정관리에 돌입하게 된 이유와 향후 계획을 담은 담화문을 발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