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에게 안심" 허위광고 게재한 옥시 연구소장 구속

머니투데이

한정수 기자
김종훈 기자

/사진=뉴스1

가습기 살균제 피해 사건의 최대 가해업체로 지목된 옥시레킷벤키저(옥시)의 현직 연구소장이 구속됐다.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부장검사 이철희)는 28일 업무상 과실치사·상과 표시광고법 위반 혐의로 옥시 연구소장 조모씨를 구속했다. 조씨의 전임자인 김모씨는 앞서 구속됐다.

전날 조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를 담당한 서울중앙지법 한정석 영장전담판사는 "범죄가 소명되고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이 인정된다"고 영장발부 사유를 밝혔다.

옥시는 2000년 10월 '옥시싹싹 뉴가습기당번'을 처음 출시할 때 "제품이 인체에 무해하다"고 겉면에 기재했다. 이어 2003년에는 "살균 99.9%, 아기에게도 안심"이라는 설명을 덧붙였다.

이같은 문구는 옥시가 제품 무해성을 확신할 수 없는 상황에서 게시한 허위광고라는 게 검찰 설명이다. 조씨는 해당 광고를 게재하는 데 관여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또 2005년부터 연구소장으로 재직한 조씨가 가습기 살균제 소비자들이 입은 피해에 대해 일정 부분 책임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조씨는 앞서 수차례 검찰의 소환 조사를 받았다. 이 과정에서 관련 혐의가 드러나 참고인에서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됐다.

검찰은 지난 14일 신현우 전 옥시 대표를 구속한 이후 옥시 영국 본사 측도 가습기 살균제품의 유해성을 알고 있었는지 등을 집중 조사하고 있다.

최근 검찰은 외국인 임원들을 상대로도 조사를 벌이고 있다. 검찰은 지난 19일 독일 국적의 울리히 호스터바흐 재무 담당 이사를, 지난 23일 존 리 전 옥시 대표(현 구글코리아 사장)를 불러 조사했다. 검찰은 이들을 상대로 옥시 영국 본사가 가습기살균제 실험보고서 조작을 지시했는지, 한국에서 제품이 제조·유통되는 과정에 개입했는지 여부를 추궁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인도 국적의 거라브 제인 전 옥시 대표에게도 소환 통보를 보냈다. 하지만 제인 전 대표는 "업무가 바빠 시간을 낼 수 없다"며 불응했다.

제인 전 대표는 사건을 은폐하기 위해 실험 결과를 조작하고 피해자들의 부작용 호소 글을 지웠다는 의혹을 받는 인물이다. 검찰은 제인 전 대표가 현재 거주 중인 싱가포르에 범죄인 인도 요청을 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