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진술 강요' 이유로 민변 변호사 징계 무효"(종합)

(서울=뉴스1) 성도현 기자,안대용 기자 =

장경욱 변호사/뉴스1 B ⓒ News1

의뢰인들에게 거짓 진술을 강요했다는 등 이유를 들어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소속 변호사들에 대해 법무부가 징계절차 개시 결정을 내린 것은 무효라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4부(부장판사 김국현)는 27일 민변 소속 장경욱(48)·김인숙(54) 변호사가 "징계절차 개시 결정이 무효임을 확인해 달라"며 법무부 변호사징계위원회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법무부가 두 변호사에게 내린 징계 개시 결정은 심의의결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 사항에 대해 내려진 것이라 효력이 없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대한변호사협회(변협) 회장이 징계 개시를 하지 않은 것에 대해 검찰이 불복해 변협 변호사징계위원회에 이의신청을 할 수 있으나 징계위의 결정에 불복할 수 있는 규정은 없다고 봤다.

즉 두 변호사의 경우 변협 회장이 검찰의 징계 개시 신청에 대해 기각 결정을 했고 이에 불복해 변협 징계위에 낸 검찰의 이의신청도 기각돼 법무부 징계위가 더는 심의할 수 없다고 본 것이다.


재판부는 법무부 징계위가 변협 징계위의 이의신청 기각 결정을 취소하고 징계 절차를 개시할 수 있다고 하면 징계 대상자는 절차참여권 등이 보장되지 않아 불리해진다는 등 이유도 덧붙였다.

법무부 징계위는 기각 결정에 대한 불복이 허용되지 않으면 '제 식구 감싸기'식으로 징계 개시가 이뤄지지 않는 데 대한 통제가 없어 부당하다고 주장했지만 이 역시 인정되지 않았다.

서울중앙지검은 장 변호사가 간첩 혐의로 조사를 받던 피고인에게 거짓 진술을 강요했고 김 변호사는 세월호 집회 관련 사건 피고인 변론 과정에서 거짓 진술을 강요했다며 2014년 11월 변협에 징계를 신청했다.

그러나 변협은 지난해 1월 두 변호사의 행위는 변호사의 정당한 업무 범위 내 행위라고 판단해 징계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았고 같은 해 3월 이의신청도 기각했다.

그러자 검찰은 같은 해 5월 법무부에 이의신청을 했다. 법무부 징계위가 같은 해 7월 이의신청을 받아들여 징계절차 개시 결정을 하자 장 변호사 등은 반발하며 같은 해 10월 행정소송을 냈다.

이날 판결 선고 후 민변은 논평을 내고 "변협 회장과 변협 징계위의 거듭된 기각 결정에도 불구하고 검찰이 법무부 징계위에 또다시 이의신청을 하는 건 변호사법상 허용될 수 없다는 점을 명백히 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법무부는 변호사법상 징계 규정을 제멋대로 해석해 인권변호사에 대한 사적인 보복수단으로 악용하려 했다"며 "'제 식구 감싸기' 주장을 하며 변협 징계위의 공정성과 중립성에 흠집을 내려고 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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