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STX조선해양 회생 신속 처리 나서

/사진=임성균기자.

서울중앙지법(법원장 강형주)이 STX조선해양에 대한 회생 사건을 파산3부(수석부장판사 김정만)에 배당하고 신속한 처리에 나섰다.

서울중앙지법 파산부는 "STX조선해양 회생 사건이 접수된 지난 27일 당일 보전처분과 포괄적 금지명령을 내렸으며, 금주 중 생산현장을 방문할 예정"이라고 31일 밝혔다. 현장 방문을 통해 진해조선소 현황을 점검하고 협력업체와 근로자의 의견을 들어 회사와 이해관계인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겠다는 방침이다.


법원은 채권단의 방만한 구조조정 탓에 STX조선해양의 회생 신청이 늦어진 것으로 보고 신속히 절차를 진행 중이다. 법원은 "STX조선해양이 자율협약을 통한 구조조정 없이 조기에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하고 자금을 지원받았다면 약 4조4000억원이 넘는 자금이 무용하게 소실되지 않고 기업회생에 사용됐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법원은 STX조선해양의 회생 절차 과정에서 미국 GM과 크라이슬러의 구조조정 성공사례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정부는 2008년 9월 리먼브러더스 파산으로 금융위기가 구체화되자 부실자산구제 프로그램을 도입하고 7000억 달러 규모의 구제금융기금을 조성, GM과 크라이슬러에 자금을 지원했다. 이때 GM과 크라이슬러는 미국 뉴욕 남부 연방파산법원에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해 기업회생절차 내에서 새로 설립한 회사에 우량자산을 매각하는 방식으로 구조조정을 진행했다.


이들은 공적자금 투입과 법원의 기업회생절차를 결합해 신속하게 구조조정을 마친 모범사례로 꼽힌다.

법원은 "STX조선해양도 두 사례처럼 조기에 곧바로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하고 그 절차 내에서 자금지원을 하는 방식으로 구조조정을 진행했다면 현재까지 투입된 자금보다 훨씬 적은 자금으로 효율적인 구조조정에 성공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법원은 기업의 효율적인 정상화를 위한 회생절차 개선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조선산업이 국가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만큼 STX조선해양과 같은 대형기업의 사활은 해당 기업뿐 아니라 다수의 협력사 및 근로자에게도 타격을 준다는 점에서 신속하고 효율적인 진행이 필요하다고 본 것이다.

법원은 이를 위해 이해관계인별 협의체를 구성하고 감독행정청 관계자, 근로자대표, 협력업체 대표 등 관계자들과의 수시미팅 개최, 조선산업 분야 전문가 참여 확대 방안 등을 구상 중이다.

또 이에 맞춰 대형기업 회생사건 전담팀을 구성하고 회생회사 내 회생전담부서를 설치하는 등 조직을 정비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