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주 주민들 "도로 건너 우리 집, 불안…부주의 사고 가능성"

1일 오전 7시20분께 경기 남양주시 진접읍 주곡2교 지하철 공사현장에서 폭발사고가 일어났다. 이 사고로 인부 4명이 숨졌고, 8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당시 현장에는 근로자 17명이 작업 중이던 것으로 알려졌다. 긴급출동한 경기도 소방본부 소속 구조대원들이 사고현장에서 추가 매몰자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2016.6.1/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남양주 지하철공사장 붕괴사고' 소식을 들은 인근 지역주민들은 안타까운 심정을 감추지 못했다. 사고 현장과 연결된 공원 등을 지나던 주민들은 대부분은 한참 동안 사고 수습 과정을 지켜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소방당국 등에 따르면 1일 오전 7시20분쯤 경기 남양주시 진접읍 금곡리 주곡2교 인근 지하철 4호선 연장선(진접선) 공사 중 발생한 폭발사고로 김모씨 등 인부 4명이 숨지고 안모씨(60) 등 10명이 부상당했다.


이날 부상자 중 3명은 사고 직후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중상을 입어 생명이 위독한 것으로 알려져 추가 사망자가 나올 수 있을 가능성도 있다. 사고를 당한 이들은 포스코건설의 하청업체 M사 소속직원들이다.

밖에서 본 사고 현장은 폭발로 인한 붕괴사고가 일어났다고 생각되지 않을 만큼 붕괴 흔적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사고 현장이 지하 15m 아래였기 때문. 다만 건축자재가 이곳저곳에 놓여 있고, 위험물 표시가 붙은 가스통 등도 현장 내부에 방치돼 있어 보였다.

오전 내내 사고현장에선 소방대원들의 구조작업이 한창 진행 중이었다. 부상자로 보이는 작업자들이 들것에 실려 구급차로 이송되고 있었고, 구급차는 환자를 싣자마자 사이렌을 울리며 이동했다.


현장에서 소방대원들은 1~2시간가량 추가 피해확인을 위한 수습작업을 진행했다. 지하 15m에서 작업하던 작업자들이 사고를 당한 만큼 구조대원들은 크레인에 연결된 리프트 줄 하나에 몸을 의지한 채 사고현장으로 투입됐다.

소방 관계자는 "사고 현장이 지하에 위치하다보니 구조에 다소 어려움이 있었다"고 말했다. 소방당국은 오전 7시27분 신고접수를 받자마자 특수대응단 82명을 현장에 급파해 사고를 수습했다.

사고현장 바로 앞에 꾸려진 재난대책본부에는 구급대원들과 의료진을 비롯해 경찰, 지자체 관계자들이 사고 수습을 위해 분주히 움직였다. 이날 사고현장에는 소방인력 82명과 경찰 250명, 공무원 30명 등 380여 명이 투입됐다.

현장을 지켜본 지역 주민들은 안타까운 심정을 감추지 못했다. 주변에는 사고 현장과 스마트폰 뉴스를 번갈아 확인하는 주민들을 쉽게 볼 수 있었다. 특히 주택가와 가까운 지역에서 사고가 난 만큼 추가 사고 등을 우려하는 시민들도 상당히 많았다.

주민 최모씨(46·여)는 "최근에 너무 인명피해 사고가 많은 것 같은데, 우리 동네에서까지 일어날 줄은 몰랐다"며 "사고로 다치고 사망한 피해자들이 너무 안타깝다"고 말했다.

주민 황모씨(66)도 "너무 불안하다. 도로 하나만 건너면 우리 집인데 자칫 폭발이 컸다면 피해가 더 컸을지도 모르는 것 아니냐"며 "공사 책임자를 비롯해 철저하게 사고원인을 조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현장을 찾은 건설업계 관계자들은 현장작업 매뉴얼을 제대로 지키지 않아 사고가 발생했을 것이라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공사기일 등을 맞추기 위해 작업을 무리하게 추진하다가 안전조치를 제대로 못했을 것이란 설명이다.

이 관계자는 "작업을 무리하게 추진하다가 사고가 났을 것"이라며 "공사현장에서 매일 실시하는 작업 점호 등도 제대로 실시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정확한 사고 원인이 나와봐야 알겠지만, 부주의로 인한 사고로 보인다"고 말했다.

사고가 난 곳은 4호선 종점인 당고개역에서 남양주 별내∼오남∼진접까지 14.8㎞ 구간을 잇는 복선전철 공사현장이다. 총 사업비는 1조3095억원 규모로 4개 공구로 나뉘어 시공된다. 사고 구간인 4공구는 2014년 포스코건설 외 6개 사가 컨소시엄을 꾸려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