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로 조상의 지혜 '업그레이드'…1.4조 신시장 개척

녹슬지 않는 유기, 잘 깨지지 않는 가벼운 도자기, 인덕션에서도 가열이 가능한 뚝배기 등 한국 전통문화 및 기술이 첨단 과학기술을 만나 한층 더 업그레이드된다. 이를 통해 한국 전통문화의 프리미엄이 더해지고, 새로운 시장도 창출될 것으로 기대된다.

미래창조과학부는 문화체육관광부 등 10개 정부부처와 공동으로 '과학기술을 통한 한국 전통문화 프리미엄 창출 전략'을 마련하고, 27일 제22회 국가과학기술심의회 운영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이를 확정했다.


미래부는 전통문화자원의 가치를 국민 일상생활에서 향유하고 산업화하기 위해 현대 과학기술 융합을 통한 창조적 계승·발전을 꾀할 계획이다. 특히 전통문화 원형의 보존‧복원을 넘어 내재된 가치를 재발견하고, 창의적 아이디어와 신기술 접목을 통한 현대적 재해석과 재창조를 시도한다는 목표다.

현재 전통 공예‧의류‧식품‧건축 등 전통문화산업 규모는 약 25조원으로 문화산업의 30% 상당을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원형예술품 등 고가시장과 저가 시장으로 양극화돼 상품군 및 소비자층이 제한적이다. 실용성과 품질,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해 전통문화 제품의 일상생활 활용은 한계에 직면했다.

이에 정부는 전통문화자원과 첨단과학기술의 융합을 본격적으로 추진, 전통문화자원의 산업화‧고부가가치화를 통한 '코리아 프리미엄' 창출과 '문화융성'을 촉진키로 했다. 이를 통해 2025년까지 1조4000억원 규모의 전통문화 기반 신시장을 창출, 20개의 'K-Product' 신제품을 마련하고 2700명의 신규 고용창출을 유도할 계획이다.
우선 기술혁신을 통해 기존 전통문화 제품의 단점을 보완하고, 장점을 극대화해 경쟁력을 갖출 계획이다. 쉽게 변색되고 녹이 잘 발생해 스테인리스에 자리를 내준 유기의 경우 신합금 개발을 통해 수려한 색상을 유지하면서 녹 발생 역시 막을 수 있도록 개선할 계획이다.


도자기 역시 유약 강화를 통해 무게를 낮추고, 충격에도 쉽게 깨지지 않도록 품질을 향상시킨다. 최근 가스레인지를 대체하는 인덕션에서 가열이 불가능한 뚝배기 역시 유도가열 조리가 가능하도록 금속-세라믹 조성설계 개발에 나선다.

이밖에도 △쓴 맛을 줄인 인삼 가공 기술 △청국장 등 기존 동물성 요쿠르트를 대체하는 식물성 프로바이오틱스 △전통 제철기술을 기반으로 한 고급 주방용 칼 등 고강도 금속소재 개발 △3D 프린팅용 전통천연소재 개발등 한국 전통문화 및 기술에 첨단과학을 접목한 새로운 제품을 내놓을 계획이다.

이진규 미래부 기초원천연구정책관은 "이번 전략의 후속조치로 전통문화 기반 신시장 창출을 위한 선도 프로젝트를 선정, 다음달부터 이를 추진할 계획"이라며 "미래부는 과학기술을 통한 '코리아 프리미엄' 창출을 위해 이번 전통문화 전략에 이어 9월 '한국의 좋은 물', '11월 '한국의 천연물'에 대한 연구진흥방안을 수립·발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