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5% 최저금리 선택한 금통위…‘가계부채 관리’ 역설

지난 9일 열린 6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회의에서 이주열 총재와 금통위원들이 회의를 준비하고 있다 . /사진제공=뉴시스

지난 9일 열린 6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금통위원 만장일치로 기준금리가 1.50%에서 1.25%로 전격 인하된 가운데, 의사결정에 참여했던 상당수 금통위원들이 가계부채 위험성에 우려를 나타냈다.

또한 다수의 금통위원들은 올해 성장률이 한국은행이 4월에 전망한 2.8%를 달성하기 어렵다고 예상했다. 브렉시트(Brexit·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미국 금리인상 등 대외 리스크를 우려하는 의견도 많았다.

28일 한국은행이 공개한 6월 금통위 의사록에 따르면 다수의 금통위원들은 금리인하에 따른 가계부채 증가와 부실 위험을 지적했다.

A 금통위원은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한 가계대출 확대가 완화적인 통화정책 기조의 최대 위험요인”이라며 “최근 집단대출 증가에 따른 위험을 상시 점검해야 한다”고 밝혔다.

B 금통위원은 “우리 경제 리스크로 가계부채 문제를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며 “정부와 함께 대응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C 금통위원은 “정부 여신심사 가이드라인 적용을 받지 않는 은행 집단대출 및 비은행(제2금융권) 가계대출은 증가폭이 확대되고 있다”며 “저신용·저소득 차주가 주로 이용하는 비은행 가계대출 건전성 악화 가능성을 면밀히 점검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수의 금통위원들은 수출부진과 소비위축으로 지난 4월 한국은행이 발표한 2.8% 성장률 전망치에 하방리스크가 커졌다고 평가했다.

특히 기업 구조조정에 따른 실업 문제 등이 우리 경제에 위험요인으로 부각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A 금통위원은 “기업 구조조정이 본격적으로 진전되면 고용불안과 심리위축으로 추가적인 내수제약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청년층 고용률이 악화된 반면 50대 이상 고령층 고용률이 상승해 장기적 생산성 향상과 거리가 있다”고 지적했다.

B 금통위원은 “향후 성장률 하방리스크를 고려하면 4월 전망한 2.8% 전망치도 달성하기 쉽지 않다”며 “앞으로 수출부진과 구조조정 추진으로 고용의 하방리스크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6월 전격적인 금리인하의 배경에는 알려진대로 미국 5월 고용지표 부진에 따른 6월 금리인상론이 후퇴한 것이 결정적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D 금통위원은 “4월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 회의 의사록과 옐런 미 연준 의장 발언으로 6~7월 금리인상 가능성이 높았으나 지난주 금요일 부진한 미국 고용지표 발표 후에 분위기가 변하는 모습”이라며 “미국이 금리를 인상하기 전인 지금이 금리인하의 적절한 타이밍”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일부 금통위원들은 향후 재정의 적극적 역할을 촉구했다. 금리인하만으로는 근본적인 성장세를 도모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A 금통위원은 “국가부채가 위험수준에 도달한 주요 선진국과 달리 우리경제는 재정정책 여력이 있다는 국제기구들의 공통된 지적에 공감한다”고 했다.

B 금통위원은 “통화정책만으로는 구조적 저성장·저물가 기조를 극복하는데 한계가 있다”며 “완화적 통화정책과 함께 지속적인 구조개혁과 확장적 재정정책이 병행 추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