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자율주행차 첫 사망사고…영화보던 운전자는

테슬라 모델3/사진제공=테슬라

자율주행 모드로 운전하던 테슬라 전기자동차가 트레일러와 충돌해 처음으로 운전자가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미국 교통당국은 즉각 사고 관련조사에 착수했다. 이번 사고로 자율주행차의 안전 문제가 다시금 부각되고 있다.

테슬라는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에서 자사 '모델S'의 운전자 사망사고가 발생해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이 해당차량의 자율주행 기능에 대한 예비조사에 들어갔다고 발표했다. 현재 미국에서 운행 중인 모델S는 2만5000대로 결과에 따라 전면 리콜조치될 가능성도 있다.


예비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해당 사고는 지난 5월 7일 플로리다주 윌리스턴에서 발생했다. 당시 시속 130마일(약 209km)로 자율주행 중이던 모델S는 좌회전하던 트레일러트럭의 측면에 충돌했고 운전자인 조슈아 브라운(40)은 현장에서 사망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사고 트럭 운전기사는 인터뷰에서 모델S가 너무 빠른 속도로 달렸으며 브레이크도 밟지 않았다고 진술했다.

현장에서 사망한 브라운은 모델S 자율주행 기능 '오토파일럿'의 애용자였다. 컨설팅업체를 운영중인 그는 지난 4월 5일 고속도로를 달리던 자신의 모델S 차량이 차선을 변경하기 위해 왼쪽에서 들어오는 중형 트럭을 자율주행으로 피해가는 장면을 동영상으로 찍어 유튜브에 올렸다. 이 영상은 엘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자신의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올려 큰 화제가 됐다.

테슬라는 충돌한 트럭의 옆면이 흰색으로 돼 있어 '밝게 빛나던' 하늘과 구분하지 못해 브레이크가 작동하지 않았다고 사고 원인을 밝혔다. 이로 인해 모델S의 앞면이 차체가 높은 트럭의 아랫부분과 정면 충돌해 운전자가 사망했다는 설명이다. 테슬라는 만약 해당 차량이 트럭의 앞이나 뒷면에 충돌했다면 충돌보호시스템이 작동해 운전자의 치명상은 피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테슬라는 이번 NHTSA의 조사는 자율주행 기능이 제대로 작동했는지 여부를 점검하기 위한 단순 예비조사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미국 내에서는 시속 94마일(151㎞) 이상, 전 세계적으로는 시속 60마일(97㎞) 이상일 때 사망사고가 발생한다는 통계가 있다"며 자율운행 기능은 운전자의 주의 하에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모델S의 자율주행 기능은 운전자의 손이 운전대에 있는지를 시시각각 점검한다. 운전자의 손이 운전대에 올려져 있지 않을 경우 시각적, 음성적 알람으로 경고하고 이 상태가 지속되면 속도가 줄어드는 식이다.

테슬라는 "자율주행은 보조적 기능이며 여전히 실험 단계"라며 "자율주행 기능을 사용하더라도 운전자는 계속 운전대를 놓지 말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사고 트럭 운전자 역시 인터뷰에서 모델S 운전자가 충돌 당시 영화를 보고 있었던 것으로 보였다고 말했다.

테슬라의 설명에도 이번 조사는 자율주행차의 안전성 우려를 증폭시킬 것으로 보인다. 작년 처음 자율주행 기능을 선보인 테슬라는 현재까지 약 7만대의 자율주행 차량을 출시했다. 또 테슬라 뿐만 아니라 자율주행차 개발에 나선 기업들에게도 큰 부담이 될 것이라는 진단이다. 현재 제네럴모터스와 알파벳(구글 모회사)이 자율주행차 개발에 나선 상황이다.

사고 조사 소식는 테슬라 주가에도 악재가 됐다. 이날 뉴욕 증시에서 테슬라 주가는 전일대비 0.99% 오른 주당 212.28달러로 마감했으나 시간 외 거래에서는 2.84% 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