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은행 은행권 최초 재택근무·자율 출퇴근제 도입

신한은행이 국내 은행 가운데 처음으로 자율 출퇴근제와 재택근무제를 도입한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제조업에서 일하는 시간을 자유롭게 선택하는 유연근무제를 속속 도입하고 있는 가운데 보수적인 은행권에도 탄력적인 근무가 확산될 지 주목된다.

신한은행은 자율 출퇴근제, 재택 근무, 스마트워킹 센터 근무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스마트근무제를 도입한다고 밝혔다.스마트근무제로 인한 급여 변동은 전혀 없다. 우선 자율 출퇴근제는 자신의 사정에 맞게 출퇴근 시간을 조정할 수 있는 제도로 신한은행 전직원을 대상으로 한다. 자율 출퇴근제 도입으로 맞벌이 부부와 해외 고객을 응대하는 직원 등 각자 자신의 생활 패턴과 업무 형태에 맞게 출퇴근 시간을 조절할 수 있게 된다.



영업점 직원은 오전 9시부터 30분 단위로 11시까지 출근시간을 선택할 수 있고 본부부서는 일일 9시간(휴게시간 1시간 포함) 근무하면 된다. 신한은행은 자율 출퇴근제 도입에 따라 발생할 수 있는 영업점과 본부부서의 업무 혼선을 차단하기 위해 각 부서장들과 지점장이 직원들의 근무 시간과 업무 형태 등을 자유롭게 조율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했다.

재택근무는 기획 아이디어 개발이나 상품 및 디자인 개발 등 은행 전산망을 사용하지 않고 일할 수 있는 직원을 대상으로 한다. 스마트워킹 센터 근무는 기존 사무실과 동일한 환경의 사무공간에서 시간과 공간의 제약 없이 일할 수 있는 제도로 단독 업무 수행이 가능한 직원들이 이용할 수 있다.
스마트워킹 센터는 서울 강남과 서울역, 용인 죽전에 위치하고 있어 가까운 곳을 선택해 출근하면 된다. ICT(정보통신기술)그룹 직원 중 분석·설계 등 개별적으로 업무를 수행하거나 본부 직원 중 연구조사, 데이터 분석 등의 업무를 담당할 경우 사용이 가능하다. 영업점 직원 중에서도 외부 섭외를 담당하는 기업여신담당(RM)이나 개인사업자담당(RRM), 프라이빗뱅크(PB) 직원은 사용할 수 있다. 스마트워킹 센터에서는 복장 제한이 없어 청바지는 물론 반바지를 입고 일할 수도 있다.

신한은행이 지난 25일부터 은행권 최초로 자율 출퇴근제, 재택근무, 스마트워킹 센터 근무 등 스마트근무제를 실시한다고 26일 밝혔다.(왼쪽부터 유주선 노종조합위원장, 조용병 신한은행장) /사진=신한은행 제공

스마트근무제는 조용병 신한은행장이 지난 2월에 특별지시한 사항으로 ‘직원이 행복해야 은행도 성장한다’는 조 행장의 철학에서 나왔다. 조 행장은 “스마트근무제는 시공간의 제약 없이 효율적으로 일하는 문화를 정착시켜 창의와 행복으로 미소 짓는 따뜻한 신한문화를 만들기 위한 것”이라며 “일하는 방식의 혁신을 통해 직원 행복과 은행 발전이 동시에 이루어 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스마트근무제는 신한은행을 시작으로 전 은행권으로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시중은행 한 부행장은 “미국과 유럽의 글로벌 금융회사는 물론 일본의 3대 은행인 미쓰비시도쿄UFJ은행과 미즈호은행 등도 전사적인 규모로 유연근무제를 도입하고 있다”며 “시기의 문제일 뿐 국내 은행들도 대부분 유연근무제 도입을 고려하고 있어 조만간 국내 은행권에도 탄력적인 근무 형태가 정착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