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용석 변호사 사무실 직원, '연예가 중계' 상대 소송 패소

머니투데이

한정수 기자

서울법원종합청사 /사진=뉴스1

강용석 변호사(47)가 대표로 있는 법무법인 넥스트로 직원이 자신의 하반신과 목소리를 무단 방영한 KBS '연예가 중계'를 상대로 소송을 냈지만 패소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44단독 류종명 판사는 넥스트로 직원 김모씨(여)가 KBS를 상대로 낸 1000만원 상당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고 27일 밝혔다.

앞서 KBS '연예가 중계'는 강 변호사의 불륜 논란을 취재하던 중 법무법인 넥스트로 사무실을 찾았다. 당시 KBS 리포터와 촬영기사는 김씨와 짧은 대화를 나눴고 김씨의 동의 없이 방송에 내보냈다.

당시 방영된 영상에는 짧은 치마를 입고 있는 김씨의 하반신 모습이 8초간 포함됐다. 특히 '공식입장을 따로 말씀해 주실 분이 안 계시냐'는 리포터의 질문에 김씨가 "네, 전혀 안 계세요"라고 대답하는 목소리도 음성이 변조되지 않은 채 전파를 탔다.

이에 김씨는 KBS에 1000만원 상당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김씨는 KBS가 자신의 동의 없이 영상을 촬영한 뒤 방영한 것은 초상권 침해에 해당하며 음성 변조 없이 목소리가 나간 것이 음성권 침해라고 주장했다. 특히 이 방송으로 명예가 훼손됐고 다리 부분이 부각된 상태로 방송돼 성적 수치심과 모멸감을 느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법원은 김씨의 손을 들어주지 않았다. 류 판사는 "해당 영상에는 김씨의 하반신 부분만 나왔을 뿐 얼굴이나 다른 신체적 특징이 방영되지 않아 초상권 침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이어 "김씨의 목소리가 나오는 분량은 약 2초에 불과하고 변조되지 않은 채 그대로 방영됐다고 하더라도 김씨로 특정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며 "해당 목소리가 공개됐다고 해 김씨가 입은 피해의 정도가 크다고 볼 수 없는 점 등을 고려하면 음성권 침해라고 볼 수도 없다"고 지적했다.

명예훼손과 성적 수치심으로 인한 위자료를 지급해 달라는 김씨의 주장 역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류 판사는 "리포터와 김씨의 대화 내용에 김씨의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 만한 구체적 사실의 적시가 없다"며 "하반신을 촬영한 것은 초상권 침해를 막기 위한 통상적 보도관행에 따른 것인 점, 영상의 대화 내용이나 분위기 등에 비춰 성적 수치심을 느끼게 한다고 보기 어려운 점 등을 고려했다"고 판결 이유를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