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소비심리 악영향 우려…올 추석부터 비상

머니투데이

오승주 기자
박진영 기자

일명 김영란법(부정 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이 헌법재판소에서 합헌결정이 나면서 유통가에도 비상이 걸렸다. 당장 추석부터 고가 선물 상품 매출에 영향이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올 추석(9월15일)이 김영란법 시행(9월28일) 이전이지만, 선물교환이 범법이라는 인식이 확산돼 매출 부진을 피하기 힘들 것으로 유통업계는 우려했다.

A백화점 관계자는 28일 "법 시행 이전에 추석 연휴가 시작되지만 공무원, 교원 등에게 5만원 이상 선물을 제공할 경우 범법행위라는 사회적 인식이 확산 되면 기업들의 수요가 줄어들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명절 선물로 가장 인기인 한우와 굴비는 규격을 줄여도 5만원 이하 세트로 만들어 낼수 없다"며 "백화점 매출 위축은 물론 농가 어려움도 커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B 백화점 관계자도 "소비는 심리가 상당 부분 좌우하는데, 5만원 이상 선물은 범법이라는 인식이 확산되면 선물을 주고받는 문화가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며 "백화점 매출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우려했다.

대형마트는 김영란법 영향권에서 백화점보다는 비켜서 있다는 반응이다. 상대적으로 백화점에 비해 중저가 상품을 판매하기 때문이다.

A대형마트 관계자는 "마트에서 파는 선물세트는 5만원 이하가 70% 이상인 만큼 김영란법으로 인한 직접적인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마트는 가족끼리 주고받는 선물을 사는 고객이 많아서 저가 선물세트가 많이 나가기 때문에 영향이 제한적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대형마트 역시 긴장을 감추지 못했다. 김영란법 시행에 따라 사회 전체 분위기가 소비 위축으로 번질 수 있기 때문이다. B대형마트 관계자는 "당장 큰 영향을 받지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소비 심리가 어떻게 변할지가 관건"이라며 "소비심리가 위축되면 장기적으로 매출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