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차 노조, 임금교섭 '결렬' 선언

머니투데이

박상빈 기자

금속노조 조합원들이 22일 오후 서울 서초구 양재동 현대차 본사 앞에서 총파업 투쟁대회를 열고 있다.2016.7.22/사진=뉴스1

기아자동차 노동조합이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교섭 결렬을 선언하고, 본격적인 투쟁 절차를 밟고 있다.

29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기아차 (118,200원 ▲1,600 +1.37%) 노조는 지난 27일 경기 광명시 소하리공장에서 열린 사측과의 임단협 7차 교섭에서 교섭 결렬을 선언했다.

기아차 노조는 27일 크게 개선된 기아차의 상반기 경영발표가 사상 최대 경영성과를 기록했다며 사측에 일괄제시를 요구했다. 그러나 사측은 노조가 파업일정을 계획하면서 일괄제시를 요청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며 보다 안건별 논의를 더 진행하자고 제안했다.

이에 기아차 노조는 "사측 태도에 실망했다"며 "노조 일정과 방식으로 나아가겠다"고 선언한 뒤 퇴장했다.

기아차 노조는 금속노조 공통인 기본급 15만2050원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사측은 국민 정서와 부품사 노동자와의 임금차이를 고려할 때 무리하다는 입장이다.

기아차는 특히 그룹사 공동교섭을 요구하는 데 적극적이다. 지난 8일 '그룹사 공동교섭과 관련해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진행한 바 있다. 이밖에 지난해 합의점을 찾지 못했던 임금피크제 확대 등도 쟁점이다.

기아차 노조는 다음달 첫주 휴가기간이 끝난 뒤 9일 '노동 쟁의행위 찬반투표 조합원 총회'를 열어 파업 계획을 본격화 할 것으로 보인다.

기아차 노조는 앞서 지난 22일 합법적인 쟁의권을 확보하지 않은 상황에서 금속노조 총파업에 동참하며 소하리, 화성, 광주 등 6개 사업장에서 4시간씩 불법파업을 벌인 바 있다. 사측은 이와 관련, 김성락 위원장 등 노조 집행부 6명을 경찰 고소하는 한편 손해배상청구 소송도 제기할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기아차 노조는 교섭을 상당 부분 진행하고 합법적인 쟁의권을 얻은 현대차 노조와 달리 쟁의권 없이 금속노조 총파업에 참여했다"며 "기아차 노조는 휴가 전 합법적인 쟁의권을 얻는 절차를 마무리하고 이후 합법 파업 투쟁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