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속 홍채복제?…'갤노트7' 개발자가 전한 홍채인증의 오해와 진실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개발실 김형석 상무 /사진제공=삼성전자

'갤럭시노트7'의 흥행을 이끌고 있는 홍채인식기술.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처럼 죽은 사람의 눈을 이용하거나 고화질 카메라로 촬영해서 만든 콘텍트 렌즈가 통할까. 홍채인식 개발을 담당한 김형석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개발실 상무는 한 마디로 "노(No)"라고 답한다. 극적 효과를 위한 영화 속 장치일 뿐이라는 설명이다.

김 상무는 23일 오전 서울 중구 태평로 삼성본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홍채인식은 DNA 등록을 제외하면 현존 생체인식 기술 중 가장 안전하다"며 "광범위하게 활용할 소프트웨어(SW)와 서비스 생태계를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우리은행, 신한은행, KEB 하나은행의 모바일뱅킹과 연계한 '삼성패스'는 그 시작이다.


홍채는 생후 18개월이면 완성돼 평생 변하지 않는다. 한 사람의 홍채가 같은 확률은 10억 분의 1. 지문인식이 같을 경우는 1000만 분의 1이다. 일란성 쌍둥이도 홍채패턴만큼은 다르다. 사망자의 홍채는 4초 만에 풀려버리기 때문에 사용자 정보와 동일한 홍채로 인증되지 않는다.

그렇다면 갤럭시노트7에 저장된 홍채정보는 안전한 걸까. 모바일뱅킹 과정에서 유출될 우려는 없을까. 김 상무는 "사용자의 홍채 정보는 철저히 암호화된 상태로 삼성전자 모바일 보안플랫폼 녹스(Knox)를 통해 보안영역인 '트러스트존'(trust zone)에 저장된다"며 "이렇게 등록된 정보는 본인의 스마트폰을 제외하곤 외부 그 어디에도 저장되거나 전달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모바일 뱅킹 과정에서도 마찬가지다. FIDO(Fast Identity Online) 인증 방식을 통해 개인키와 공개키를 각각 생성하되, 개인키는 스마트폰 내부에만 저장한다. 본인 여부 검증절차는 사용자의 폰 안에서만 이뤄진다. FIDO 서버는 공개키만 활용해 스마트폰이 전달한 검증 결과만 최종 인증하는 형태다.


김 상무는 "사용자의 홍채정보는 스마트폰 1대당 1건만 등록되고 해당 폰에만 저장되기 때문에 개인정보 유출 우려가 낮다"며 "트러스트존에 보안 저장된 홍채정보는 금융사 등 외부로 전송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갤럭시노트7은 홍채 패턴을 어떻게 인식할까. 일단 기기 상단에 적외선 LED에서 나오는 근적외선을 광원으로 활용, 홍채인식 전용 카메라로 사용자의 눈을 촬영한다. 이후 눈꺼풀, 홍채, 동공을 구분하고 홍채 영역만 정확히 찾아내 관련 정보를 디지털 정보로 바꾸고, 암호화 과정을 거쳐 녹스의 보안영역인 트러스트존에 저장된다. 이후 사용자가 보여주는 홍채정보를 이미 등록된 홍채정보와 비교해 인증 혹은 거절하는 방식이다.

다만, 적외선을 활용하기 때문에 자외선이 강한 곳에선 인증률이 떨어진다. 각막이 손상됐거나 돋보기나 누진다초점 안경 등 렌즈 왜곡이 있는 안경을 써도 인식이 어렵다. LED를 포함한 모든 광원은 인체 유해성을 평가하는 국제기준인 IEC 62471 인증을 획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