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정부-구글 두달 추가협상…안보 타협점 찾을까(종합)

구글이 요청한 한국 지도 반출 여부가 오늘 최종 결정된다. 일부는 국가 안보의 문제로 반출을 반대하고 있고 또 다른 시각은 미국과 통상 마찰, 신산업 육성 등에 필요하다며 찬성하고 있어 어떤 결과가 도출될지 주목된다.사진은 24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구글코리아 본사와 구글지도 다중촬영 모습. 2016.8.24/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구글의 정밀 지도데이터 국외 반출 요청에 따른 정부 심사가 연장됐다. 구글 측이 협의 의사를 표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향후 안보 위협 관련 타협점을 찾을지에 관심이 집중된다.

국토지리정보원은 24일 경기도 수원 국토지리정보원에서 지도반출 협의체 2차 회의를 열고 구글의 지도데이터 국외 반출 심사를 60일(이하 근무일) 연장키로 했다.


앞서 정부부처 및 관련 업계에서는 반출 불허쪽 의견이 우세했다. 그러나 사안이 미칠 파장이 적지 않은데다 결정적으로 구글이 협의 의사를 타진해오면서 심의를 연장을 결정했다는 설명이다.

국토지리정보원은 "구글 측이 전과 다르게 협의하겠다는 의사를 표했다"며 "안보에 관한 부분도, 산업에 관한 부분도 여러 가지 협의하려는 내용이 있었다"고 밝혔다.

원칙적으로 국외 지도반출 신청이 들어오면 국토지리정보원은 국외 지도반출협의체를 구성해 60일 이내에 허용 여부를 결정해야한다. 구글은 지난 6월 초 국외 반출 허가를 신청, 답변 기한은 오는 25일이었다. 그러나 국외 지도반출협의체는 직권으로 한 차례(60일) 심의를 연장할 수 있다. 이후 추가 연장은 신청인(구글)의 동의 하에 가능하다.


그동안 정부는 구글이 요청한 정밀 지도데이터 반출이 국가 안보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해왔다. 안보 전문가들에 따르면, 구글이 지도서비스와 별도로 운영하는 위성사진서비스 '구글어스'와 결합될 경우 유사시 정밀 타격도가 높아질 수 있다.

실제 구글어스를 통하면 컴퓨터를 통해 누구나 국내의 주요 시설은 물론 일반인이 거주하는 주택들의 모양이나 색 등을 세세히 들여다볼 수 있었다. 여기에 이번에 구글이 반출을 요청한 1대5000의 대축적 수치지형도까지 합쳐진다면 세계 어디에서나 대한민국을 들여다보는 게 가능하기 때문. 수치지형도란 땅의 기복이나 형태 등을 상세하게 나타낸 지도다. 오차 범위는 3m 수준에 불과하다.

이에 정부는 구글어스 상 주요 안보시설 삭제를 반출 조건으로 내걸었지만 구글은 "무리한 요구"라며 정부의 제안을 거부한 바 있다.

그러나 구글이 협의 의사를 밝히면서 우리 정부의 이같은 요청을 수용할 지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관련업계에서는 이 중 구글어스 상 주요 안보시설 삭제에 더욱 무게를 두는 모습이다. 정부가 가장 큰 우려를 표하고 있는 안보 위협 증가를 없앨 수 있는데다 데이터센터 설립 보다 비용과 시간이 적게 소요되기 때문이다.

또 국토지리정보원에 따르면 구글측이 안보는 물론 산업에 관한 부분까지 여러 측면에 대해 협의 의사를 밝힌 만큼 국내 벤처 지원책 등도 제시될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다만 구글은 협상에 대해 직접 언급을 피하며 말을 아끼는 모습이다. 구글 측은 "정부 측에 심의 연장을 요청한 적이 없다"면서도 "앞으로도 정부에서 지도정보 국외반출 신청과 관련해 갖고 있는 질문에 대해 성심껏 설명할 것"이라고 짧게 답했다.

한편 관련 업계에서는 정부의 심의 연장 결정에 대해 볼멘소리도 터져나오고 있다. 미국 정부의 통상 압박에 결단을 내리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것. 업계의 한 관계자는 "미국이 11월 초 대선까지는 힐러리건 트럼프건 자국 산업을 보호한다는 명분으로 통상 압박이 세다고 한다"며 "미국의 눈치를 보느라 발표를 연기했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