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준 벤처기업협회장 "벤특법, 개별기업 탈피 전면개편해야"

"개별 기업을 지원하는데 초점을 맞춘 현행 벤처기업특별법이 벤처산업 생태계 차원에서 접근하는 새로운 개념의 법으로 재탄생할 수 있도록 벤처업계의 힘을 모으겠다."

정 준 벤처기업협회장은 25일 하얏트리젠시제주에서 '2016 벤처썸머포럼' 기자간담회를 갖고 "내년 일몰을 앞둔 벤처기업특별법을 대체할 수 있는 새로운 법은 일몰 기한을 정해둔 한시법을 벗어나 일반법으로 영구화해야하고 금지 규정만 정하고 나머지를 모두 허용하는 네거티브 방식도 도입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정 준 회장은 "벤처기업을 국가경제를 이끄는 주요 산업으로 인식하지 못하고 아직도 대기업을 지원하는 역할로 보는 시각이 존재한다"며 "새로 만들 법에는 벤처산업이 경제 발전에 주축이 돼야 한다는 선언적인 의미를 포함해 인식 전환을 이뤄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중소기업청을 중심으로 벤처기업협회와 벤처기업 대표, 학계의 의견을 듣고 새로운 법의 골격을 만드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벤처기업확인제도의 전편개편도 포함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행 벤처기업확인제도는 전체 벤처기업의 80% 이상 기술보증기금의 보증심사를 통과한 업체다. 벤처투자기관으로부터 자본금 10% 이상 또는 5000만원 이상 투자 유치, 매출액 대비 R&D(연구·개발) 비중 5~10% 이상 조건 등을 갖춘 업체는 소수에 불과하다.

정 회장은 "벤처기업확인제도를 벤처기업의 혁신성을 기준으로 개편해야 한다"며 "R&D비중이 일정 수준 이상인지와 같은 중요한 지표만으로 단순하게 정해 벤처기업 여부를 가려주는 방향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현행 기술보증기금 주도의 보증심사가 벤처기업의 부실을 걱정해야 하는 탓에 보수적 심사로 귀결될 수 있는 문제점을 개선해야한다는 판단이다.


벤처기업협회는 판교에 조성되고 있는 제2판교테크노밸리를 선배 벤처기업과 스타트업(창업초기 벤처기업)이 협업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어나갈 계획이다. 정부는 지난해 판교 그린벨트 부지 동측 6만㎡를 선도 벤처기업으로 구성된 컨소시엄에 토지를 공급해 복합건물을 조성, 이 중 70%는 선도 벤처기업의 업무공간, 30%는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육성공간으로 운영한다는 계획을 내놓고 부지 조성 작업을 진행 중이다.

그는 "선도 벤처기업과 스타트업이 한 공간에 어우러져 공존함으로써 M&A(인수·합병)도 활발히 일어나고 서로 도움을 많이 줄 수 있는 방향으로 조성하기 위해 국토교통부, 경기도와 많은 의견을 교환하고 있다"며 "많은 선도 벤처기업과 스타트업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으며 내년 상반기에는 입주 업체 등이 확정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