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다~'…국립극장부터 돈화문국악당까지, 기지개 켜는 공연장

폭염을 건너 가을이 왔다. 부쩍 서늘해진 날씨가 새 시즌을 맞이할 공연장들의 어깨를 가볍게 한다. 7~8월 공연 '비수기' 동안 잠시 숨을 고르던 공연장이 새로운 작품으로 관객을 만날 채비를 마쳤다.

대세는 '융합'과 '창작'. 국립극장은 오페라와 창극을 융합한 '오르페오전'을, 국립극단은 한국과 영국을 오가며 만든 청소년극 '오렌지 북극곰'을 선보인다. 창덕궁 인근 서울돈화문국악당은 오는 9월 처음 문을 열고 국내 창작 뮤지컬 '도리안 그레이'도 첫 선을 보인다.


◇ 국립극장, 오페라와 창극 합친 '오르페오전'

국립극장은 2016-2017 새 시즌을 시작한다. 공식 개막작은 최초로 오페라와 창극의 만남을 시도한 '오르페오전'이다. 오르페우스와 에우리디체 신화를 창극으로 새롭게 해석, 젊은 청년 '올페'와 연인 '애울'의 이야기로 구성했다. 지난해 '적벽가'로 호평을 받은 이소영 연출이 다시 웅장한 무대를 선보이며 국립창극단의 김준수, 유태평양, 이소연 등 대표 단원이 무대에 오른다. 다음 달 23일부터 28일까지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이다.

◇국립극단, 한영합작 청소년극 '오렌지 북극곰'

국립극단의 하반기 첫 작품은 한영 합작 청소년극 '오렌지 북극곰'이다. 상반기 연극 '고등어'와 '죽고싶지않아'에 이은 세번째 청소년극이다. 2014년 2월부터 8월까지 한국 작가 고순덕과 영국 작가 에반 플레이시, 한국과 영국의 청소년들이 양국을 오가며 진행한 희곡개발 공동 워크숍을 토대로 제작됐다. 영국에 사는 15세 '소년'과 한국에 사는 '지영'이 겪는 정체성의 혼란을 다룬 이야기로 양국 청소년들의 생생한 목소리가 담겼다. 영국의 어린이청소년극 전문 연출가 피터 윈 윌슨과 '비행소년 KW4839'으로 주목받은 여신동씨가 공동 연출을 맡았다. 오는 1일부터 11일까지 '백성희장민호극장'에서 선보인다.


◇ 서울돈화문국악당 개관 축제 '별례악'

국악에도 새 바람이 분다. 올 가을부터는 국립국악원, 남산국악당에 이어 창덕궁 인근에서도 국악무대를 만날 수 있다. 다음 달 1일 서울돈화문국악당이 개관하기 때문. 돈화문국악당 개관식에는 국립국악원 정악단, 판소리 명인 안숙선, 사물놀이의 대표주자 김덕수 사물놀이패가 축하공연을 펼친다. 이어 2일부터 10일까지 개관축제 '별례악'을 선보인다. 서울시국악관현악단의 연주를 시작으로 풍류음악, 민속음악, 창작음악, 연희극 등 국악이 지닌 폭넓은 스펙트럼을 선보인다. 또 1일, 3일에는 돈화문로 일대 야외축제 '돈화문 산대'를 개최한다.


◇ 창작 뮤지컬 '도리안 그레이'

상반기 '마타하리'가 있었다면 하반기에도 대형 창작 뮤지컬이 첫 선을 보인다. 19세기 오스카 와일드의 소설 '도리안 그레이의 초상'을 각색한 '도리안 그레이'다. 변하지 않는 영원한 아름다움을 욕망하는 영국의 귀족 청년인 '도리안'의 이야기다. 도리안이 자신의 초상화와 영혼을 바꾸면서 발생하는 이야기를 주축으로 한다. 각색·가사·연출에 이지나, 작곡에 김문정 음악감독, 대본에 조용신 예술감독이 참여했다. 김준수, 박은태, 최재웅 등 정상급 배우들이 힘을 실었다. 다음 달 3일부터 10월 29일까지 성남아트센터에서 개막한다. 서울의 공연장이 아니라는 약점에도 불구하고 프리뷰 공연 티켓이 전석 매진 되는 등 기대를 모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