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해운 정상화 시킨뒤 현대상선과 합병해야"-선주협회

머니투데이

장시복 기자

국내 1위 원양선사 한진해운의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 신청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국내 해운업체 모임인 한국선주협회는 "한진해운 (12원 ▼26 -68.4%)을 일개 개인회사로만 보고 접근할 게 아니라 국가적 차원에서 살려야 한다"고 28일 촉구했다.

협회는 이날 공식자료를 내고 "한진해운이 회생절차를 밟으면 회생이 아닌 청산으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며 "한진해운을 정상화시키고 현대상선 (15,310원 ▼290 -1.86%)과의 합병을 통해 경쟁력을 키우는 게 우리 해운산업의 살 길"이라고 강조했다.

협회에 따르면 한진해운 청산시 매출 소멸, 환적 화물 감소, 운임 폭등 등으로 매년 17조원의 손실이 발생하고 부산 해운항만업계 등에 2300여개의 일자리 감소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협회는 "전 세계 곳곳에 흩어져 있는 120만개의 컨테이너가 계획대로 흘러가지 못하고 멈추면서 물류 대란이 벌어질 것"이라며 "140억 달러에 달하는 화물 지연에 대한 클레임이 속출하고 3조원대의 국내 채권이 회수되지 못해 사라지는 시나리오가 현실화 될 수 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특히 부정기선 서비스와 달리 불특정 다수 화물의 물류가 중단되고 각종 소송이 중첩되면서 서비스 공급 재개가 불가능해질 것이란 설명이다.

협회는 세계적으로 높은 위상을 차지했던 국내 해운업계가 위기를 맞은 데 대해 안타까움을 표하며 정부·채권단의 적극적인 지원책을 당부했다.

협회는 "국내 해운업계는 컨테이너 선복량 기준 세계 7위(한진해운)와 14위(현대상선)에 나란히 랭크됐고 전세계 컨테이너 선복량의 5% 이상을 점유해 외화 획득에 크게 기여해왔다"며 "특히 무역 의존도가 높은 우리 모든 산업에 저렴하고 안정적인 해상운송 서비스를 제공하는 역할을 맡아왔다"고 했다.

그러면서 "국내 양대 해운업체의 위기가 심화된 것은 2008년 금융위기로 인해 세계 경제가 침체되고 교역량이 급감했기 때문"이라며 "채권단은 자구노력만 요구하고 유동성 공급을 거부해 왔다"고 지적했다.

이어 "해외 경쟁업체의 경우 자국 정부의 전폭적이고 선제적인 지원을 바탕으로 초대형 선박을 확보해 치킨게임을 유도해왔다"며 "우리의 경우 국제 경쟁력 향상을 위한 투자가 전혀 이뤄지지 않았고 선박·터미널 등 자산을 매각하는 임기응변식 대처로 경쟁력을 잃었다"고 했다.

한편 김영무 협회 부회장은 이같은 내용의 한진해운 구조조정 방향을 오는 29일 오후2시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리는 '마리타임코리아 해양강국포럼'에서 제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