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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만원짜리 '싱글오리진·스페셜티 커피'는 뭔가요?

[소심한 경제-'스페셜티'의 허와 실 ①] '가격 2배' 프리미엄 커피, 원두 가격차는 80원

머니투데이 이미영 기자, 이슈팀 박지윤 기자 |입력 : 2016.09.03 06:00|조회 : 58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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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만원짜리 '싱글오리진·스페셜티 커피'는 뭔가요?

1만원짜리 '싱글오리진·스페셜티 커피'는 뭔가요?
"스페셜티가 뭐예요? 차 종류인가요?"
"싱글오리진은 또 뭐죠?"

최근 커피전문점 메뉴가 복잡해졌다. 고민없이 '아메리카노', '라테'로 직진했던 소비자들은 어려운 영어이름으로 무장한 신메뉴에 호기심을 갖는다. 하지만 이 호기심의 대가는 비싸다. 1만원을 호가하는 가격 때문. 프리미엄 커피라고 부르는 이 커피들은 일반 커피보다 적게는 1000원에서 많게는 3000원가량 비싸다. 심한 경우 일반 프랜차이즈 커피 평균 가격(약 4000원)의 2배 이상이었다.

1만원짜리 '싱글오리진·스페셜티 커피'는 뭔가요?
원두커피 시장 규모 2조5000억원. 1년간 1인당 커피 소비량 341잔. 급성장한 커피시장에 힘입어 커피 종류도 다양해졌다. 소비자들의 미각이 발달하니 커피점도 차별화 방안을 내놓기 시작했다. 스페셜티와 싱글오리진 커피는 성숙한 커피시장에 힘입어 경쟁적으로 프랜차이즈 커피점에서 도입한 '프리미엄 시장'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에 번지는 '프리미엄 커피' 유행이 단지 '비싼 커피'를 팔기 위한 수단으로 악용되고 있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커피의 맛이나 원가는 크게 차이나지 않는데도 가격은 훨씬 비싸게 책정됐기 때문이다.

싱글오리진 커피란 특정국가에서 특정 생산자가 생산한 생두로 만든 커피를 뜻한다. 예를 들어 에티오피아 예가체프 G2라는 싱글오리진 커피가 있다면 이는 에티오피아의 예가체프에서 자란 2등급의 커피다. 등급은 1부터 4까지 나뉘며, 결점 생두 수가 낮을수록 등급이 1에 가까워진다.

스페셜티 커피는 원두의 생산지·향미·맛을 종합적으로 평가, 80점이 넘는 생두로 만든 커피를 지칭한다. 1982년 설립된 미국 스페셜티협회가 처음 도입했다. 보통 스페셜티 커피로 분류되는 생두는 상위 7%에 속한다.

프랜차이즈 커피점에서 판매하는 일반 커피는 영업용으로 대량 생산되는 중간급 정도의 여러 가지 커피원두를 블렌드(섞어서)해서 만든 제품을 사용한다. 프랜차이즈 커피점이 스페셜티나 싱글오리진 커피에 더 비싼 가격을 받는 이유다.

일부 전문가는 커피의 품질이 차이나기 때문에 가격이 차별화되는 것은 당연하지만 가격 차이가 터무니없다고 지적한다.

커피업계 한 관계자는 "스페셜티 커피나 싱글오리진 커피는 커피를 먹는 방식 및 선호의 차이에 더 가까운데 이를 '프리미엄 커피'라고 내세워 가격을 높게 책정한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며 "현재 프랜차이즈 커피점에서 내세우는 커피가 최고급 커피인 양 포장돼 비싼 가격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사실 일반 소비자들이나 싱글오리진이나 스페셜티 커피라는 말이 익숙하지 않을 뿐 소규모 로스터리 커피숍에서는 이미 몇 년 전부터 판매돼왔다. 다양한 원두 종류를 진열, 자신의 입맛에 맞는 원두를 골라 먹는 커피숍이나 직접 커피 생두를 볶아서(로스팅) 제공하는 커피점들이 그 예다.

영국에서 바리스타로 일했던 허모씨(28)는 "일반적으로 로스팅하는 커피를 파는 커피전문점에서는 품질이 좋은 생두를 쓰는 경우가 많다"며 "스페셜티 등급까진 아니더라도 상급의 원두커피를 제공한다"고 말했다.

서울 영등포구에서 커피전문점을 운영하는 이모씨(35)는 "우리 커피점에서 취급하는 원두는 대체로 90점이 넘는 원두지만 스페셜티라고 강조해서 판매하고 있지 않다"며 "가격도 4000원대 초반 수준으로 일반 커피 가격과 크게 차이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스페셜티 커피 시장이 이미 성숙한 미국도 비슷한 실정이다. 미국 스페셜티협회에 따르면 미국에서 커피를 구매하는 소비자 중 절반 이상이 스페셜티 커피를 먹는다. 이는 그만큼 스페셜티 커피가 '접근 가능한' 커피기 때문이다.

허씨는 "스페셜티 커피가 유럽이나 미국에서 보편화된 것은 그만큼 커피를 즐기는 사람이 많아졌기 때문이지 고가 커피를 찾는 사람이 증가해서가 아니다"라며 "좋은 원두를 써서 가격이 소폭 오르기는 했지만 일부 희소한 원두를 제외하고는 일반 커피와 비교해 큰 차이가 없었다"고 말했다.

1만원짜리 '싱글오리진·스페셜티 커피'는 뭔가요?

실제로 생두를 취급하는 한 대형업체의 스페셜티 생두(92점) 가격은 kg당 1만3000원 정도. 스페셜티 바로 아래 등급인 생두(1만원)보다 약 3000원 비싸다. 1잔의 커피를 만드는데 20g의 원두가 쓰인다고 가정할 때 스페셜티 커피와 일반 커피의 원가는 각각 260원과 180원 정도다.

로스팅, 커피 추출 장비, 로스팅 시간과 인건비, 임대료 등이 포함되지 않았음을 감안하더라도 스페셜티 커피 가격이 너무 높게 책정됐다는 것이다.

이씨는 "커피시장이 다양화되고 사람들이 다양한 커피를 찾은 것은 좋지만 프랜차이즈 커피점의 '스페셜티 마케팅'은 과도한 측면이 있다"며 "실제로 그 값을 하는 커피인지 소비자들이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미영
이미영 mylee@mt.co.kr

겉과 속이 다름을 밝히는 기자가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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