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웨어러블 로봇' 개발에 공들이는 까닭

현대차그룹의 웨어러블 로봇 개발 장면/사진제공=현대차그룹

글로벌 자동차 기업 현대차 (251,500원 ▲1,500 +0.60%)그룹이 '웨어러블 로봇'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어 주목된다.

웨어러블 로봇이란 인체의 동작 의도를 감지해 근력을 보조하거나 증폭시킬 수 있는 로봇을 일컫는다. 영화 '아이언맨'에서 아이언맨이 착용하는 수트를 떠올리면 된다.


18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현대차는 노약자들의 보행을 돕고 사고로 이동에 장애가 있는 이들의 재활을 돕는 용도로 웨어러블 로봇을 개발 중이다.

현재 △평지 걷기, 계단 오르내리기 등 기본 보행을 돕는 무릎형(KAMO), 고관절형(HAMO) 뿐 아니라 △이 둘을 결합한 형태로 별도의 동작 명령을 입력하면 다리 움직임을 제어해 환자들의 보행 재활 훈련에 쓰이는 모듈결합형(H-LEX) △하지 마비 장애인이 착용하고 걸을 수 있게 개발된 의료형(H-MEX) 등 네 가지 유형의 웨어러블 로봇 시제품 개발을 마쳤다.

특히 모듈결합형 제품의 경우 지난해 8월 엔지니어를 위한 세계적 컨퍼런스 'NI 위크 2015'에서 처음 공개되자마자 국내 최초로 첨단 제조·제어 부문 EIA를 수상하며 기술적 가치를 인정받기도 했다.


자동차 제조 노하우를 통해 개발된 이런 현대차의 웨어러블 로봇들은 타제품보다 20% 이상 가볍고 보행 속도 및 배터리 구동시간 등에서도 앞서나간다는 평가다.

현대차는 내년 중으로 웨어러블 로봇 양산을 위한 시제품을 만들 예정이다. 이후 2018년부터는 웨어러블 로봇을 소량 생산·보급해 시범 운용함으로써 로봇 시장에 교두보를 만든다는 구상이다.

방산·철도사업 계열사인 현대로템은 모듈형 웨어러블 로봇 'RMX'를 개발해 지난해 4월 창원공장에서 시연했는데 공장 작업자의 근골격계 질환을 예방하고 생산성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현대로템은 아울러 민군기술협력과제로 '험지적응형 하지근력 고반응 제어기술'을 개발 중으로 군사용 웨어러블 로봇 기술 확보에 주력 중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로봇과 자동차 산업이 만날 경우 시너지 효과가 크다고 판단해 글로벌 자동차 기업으로서 축적한 기술력과 제조업 노하우를 기반으로 로봇 개발에 나서고 있다"며 "로봇 기술을 이용해 자율주행차 개발의 초석을 마련하고 산업 현장에서 로봇 산업이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지속해서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글로벌 경쟁사들도 자동차가 갖고 있는 한계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는 미래형 이동 수단으로 로봇에 집중하고 있다. 자동차-로봇 산업이 공통으로 최첨단 기술을 이용하는데다 로봇 기술은 고스란히 미래형 자동차 개발에 활용될 수 있어서다.

예컨대 로봇에 적용되는 인지·제어·판단 등의 기술은 자동차에도 적용되는 기술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는 것. 때문에 2000년부터 로봇 개발을 시작해 온 일본 토요타는 최근 미국의 로봇 전문기업 보스턴 다이내믹스를 인수하며 사활을 거는 모습이다. 일본 혼다 역시 로봇을 개발 중이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로봇의 인공지능이 자동차에 적용된다면 스스로 생각하고 인간과 상호 작용하는 완벽한 무인 자동차에 한 걸음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