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빵]올 가을, 악으로 가득찬 영화 '아수라'가 온다

"힘든 영화 보시느라 수고하셨다."

영화 '아수라' 상영이 끝난 후 김성수 감독의 첫 마디였다.


물지 않으면 물리는, 그런 나쁜 놈들의 핏빛 지옥도를 그려낸 김 감독의 액션 누아르, 아수라(9월28일 개봉)의 언론시사회가 지난 21일 서울 왕십리CGV에서 열렸다.

시나리오부터 무조건 '청불'(청소년관람불가)이 될 수밖에 없었던, 그래서 캐릭터들의 악함이 더 잘 표현될 수 있었던 아수라는 배우 정우성, 황정민, 주지훈, 곽도원, 정만식 다섯 배우의 특급 조화로 스토리를 전개해 나간다.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하는 악덕 시장 박성배(황정민)의 밑에서 말기 암 환자인 아내의 병원비를 위해 온갖 악행을 저지르는 한도경(정우성). 도경에 의해 악의 세상에 발을 들이는 그의 후배 문선모(주지훈).

그리고 이들을 몽땅 잡기 위해 거대한 판을 짜는 또 다른 독종 검사 김차인(곽도원)과 그의 밑에 있는 사냥개 검찰수사관 도창학(정만식). 이 다섯 악인들은 각자가 다른 이유로 살아남기 위해 남보다 더한 악을 경쟁하듯 저지른다.

김 감독은 "짓밟히면 밟히는 게 인간이지만 계속 밟히면 고개를 치켜드는 것이 인간이라고 생각했다"며 "선악구도보다는 온전히 악인들만 등장하는, 그래서 정의는 아예 발붙일 틈도 없는 폭력의 먹이사슬로 이어진 악인들의 생태계를 표현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살기 위해 벌이는 전쟁이기 때문에 다른 누아르에서 볼 수 있는 잘 짜여진 액션보다는 살아남기 위한 치열한 몸부림과 같은 액션이 돋보인다.

배우 정우성은 "시나리오를 보고 깜짝 놀랐다"며 "(기존) 액션 누아르에 나올 법한 주인공의 관습적인 모습과는 전혀 다른 캐릭터라 그(한도경)를 어떻게 이해해야 할지 몰랐었다"며 자신이 연기한 신개념 악당 한도경을 이해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악의 꼭대기'에 있다고 봐도 무방한 박성배를 연기한 배우 황정민은 "어떻게 하면 박성배가 악의 축으로, 관객들에게 정말 정나미 떨어지는 인물로 보여줄 수 있을까가 가장 중요했다"고 말했다.

영화 후반이 되면 '악함'의 정도에서 밀려 무너지는 악당도 눈에 띈다. 공권력을 이용해 악을 자행하다 자신보다 더한 악당, 박성배를 만나 처참하게 무너지는 악덕 검사 김차인의 얘기다.

김차인을 연기한 배우 곽도원은 "권력을 쓰는 모습이 중점이 아닌, 권력을 가진 사람이 권력을 잃었을 때, 가장 나약해졌을 때 인간의 내면적인 것들이 (영화에) 많이 녹아있다"고 말했다.

영화 '아수라' 언론시사회 포토타임에서 포즈를 취하는 배우들/사진= 김현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