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권 학교 5곳 중 1곳, 경주 지진 때도 야자 강행"

머니투데이

최민지 기자

경주에 4.5 규모의 여진 발생으로 시민들의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는 20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지동초등학교에서 3학년 2반 어린이들이 지진 대피 훈련을 하고 있다. 지동초등학교는 지진·화재에 대비해 정기적으로 훈련을 실시하고 있지만 또다시 발생한 지진으로 특별 교육을 실시했다. /사진=뉴스1

부산, 대구, 울산, 경북, 경남 등 영남권 학교 5곳 중 1곳은 지난 12일 지진 당시 대피나 하교같은 안전 조치를 전혀 취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노웅래 의원은 26일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9.12 야간학습 실시 학교 중 지진 대응 현황' 자료를 공개하고 "지진 당시 자율학습을 실시한 영남권(부산, 대구, 울산, 경북, 경남) 학교 중 1차 지진 때 ‘운동장 대피 또는 책상 밑 대피’, ‘하교’ 등의 조치를 실시하지 않은 학교는 490개교 가운데 111개교(22.7%)에 달했다"고 밝혔다.

지역별로는 △ 부산 11개교 △ 대구 15개교 △ 경북 52개교 △ 경남 33개교가 1차 지진 발생 당시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학교 중 2차 지진 발생 이후에도 야간 자율학습을 실시하고 정해진 시각에 학생들을 하교시킨 학교는 경북 22개교, 경남 5개교 등 27개교에 달했다. 대구 8개교, 경북 3개교, 경남 4개교는 1차 지진 발생 후 1·2학년 또는 희망자에 한해서만 귀가 시키고 2차 지진이 발생해서야 비로소 3학년을 비롯한 잔류 학생 전원을 귀가시켰다.

지진에 대한 각 학교의 대처도 제각각인 것으로 나타났다. 자료에 따르면 지진 발생에도 안내 방송을 하지 않은 학교는 490개교 중 88개교(18%)로 집계됐다. 안내 방송을 실시한 학교마저도 대처법은 ‘건물 밖 대피 안내’, ‘교실에서 책상 밑으로 대피’, ‘귀가 안내 방송’ 등 제각각인 것으로 나타났다.

노웅래 의원은 "현장의 안전불감증이 심각한 수준"이라며 "학생들의 안전이 위협받는 상황 속에서도 공부만 강요하는 교육 현실이 안타깝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