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시설 개방조례, 재의요구 대신 수정안 제출(종합)

(서울=뉴스1) 김현정 기자 =

전주 전일초등학교 체육관에서 진안여중과 이리남중이 피구대회 결승전을 치르고 있다./뉴스1© News1

서울시교육청이 학교 운동장과 강당 등을 지역주민이 이용할 수 있도록 개방하는 내용의 조례 개정안에 대해 재의 요구를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28일 기자들과 만나 지난 9일 본회의를 통과한 '서울특별시립학교 시설의 개방 및 이용에 관한 조례 개정안'에 대해 재의 요구를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조희연 교육감은 "개정안 통과 후 개정 조례의 문제점을 인식하고 교육 현장의견을 청취해 재의 요구를 적극 검토했다"면서도 "재의를 요구하는 것은 개정안의 시행을 유보할 뿐 관리인력 부재, 안전사고 책임·보상 등 교육현장이 겪고 있는 고질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밝혔다.

다만 현 조례개정안에 따른 교육현장의 우려를 감안해 새로운 수정 개정안을 30일 입법예고하고 11월 정례회에 제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새로운 수정 개정안은 학교 체육시설을 지역주민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하되 독점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시간을 제한하는 규정을 명시했다. 조기축구회 등 단체가 학교시설을 대관할 경우 하루 최대 사용시간을 3시간으로 제한했다. 특별의 사정이 있는 경우만 1시간 연장할 수 있다.


학교시설 사용을 허가하지 않을 경우 학교장이 신청자에게 서면으로 불허사유를 알려야하는 조항도 완화했다. 전화나 문자, 이메일 등 정보통신망으로 불허사유를 알릴 수 있다.

학교 공간 안에 사용허가 제한 시설도 수정안에 반영했다. 교직원의 사무용 시설이나 보안유지 시설 등 개방하지 않아도 되는 공간을 명확하게 제시했다.

서울시교육청은 공청회 등 의견수렴 과정을 거쳐 올해 안에 새로운 수정안이 공포·시행될 수 있도록 추진할 계획이다.

조희연 교육감은 "사용허가 시간을 합리적으로 제한하거나 안전사고에 따른 책임소재 문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수정안에 담겠다"며 "학교시설을 더 많이 개방할 수 있도록 재정적인 지원을 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조희연 교육감은 또 "29일 이후 적용되는 새 조례로 인해 시설이용을 불허할 경우 서면으로 이유를 설명해야 하는 등 어려움이 예견된다"며 "이를 해소하기 위한 즉시 지침을 마련해 학교현장에 안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지난 9일 시의회를 통과된 개정 조례는 교육감과 학교장이 학교교육에 지장을 주지 않는 범위에서 학교시설 개방하도록 의무화했다. 학교시설 사용을 허가하지 않을 경우 학교장은 그 불허사유를 신청자에게 서면으로 밝혀야 한다.

이에 교원단체 등에서는 학생의 교육과 안전을 책임지는 학교공간을 지역주민들의 평생교육·생활체육활동 활성화 장소로 활용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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