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남기 투쟁본부 '시국선언'…"부검반대·진상규명"

머니투데이

윤준호 기자

백남기 투쟁본부는 29일 오전 11시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시국선언을 갖고 부검반대, 진상규명 등을 촉구했다./ 사진=윤준호 기자

물대포에 맞아 쓰러진 뒤 투병 끝에 사망한 고(故) 백남기씨 유족과 투쟁본부가 부검에 반대하고 진상규명·책임자 처벌을 촉구하는 시국선언을 진행했다.

백남기 투쟁본부는 29일 오전 11시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백남기 농민 사망 국가폭력 규탄 시국선언'을 열었다.

현장에는 투쟁본부를 포함해 시민사회·종교계·정치인 등 각계각층 인사 300여명이 참석했다. 선언문에는 야당 의원 114명·4대 종단 종교인 500여명·일반 시민 1000여명 등 약 3000명이 이름을 올렸다.

투쟁본부는 이날 시국선언에서 "백남기 농민의 죽음은 공권력에 의한 타살"이라며 "사인이 명백하고 유족이 원하지 않음에도 경찰과 검찰, 법원은 부검을 강행하려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정부 사죄 △특별검사제도 도입 △진상규명·책임자 처벌 △부검 시도 중단 등을 요구했다.

선언문 낭독에는 유족을 대표해 백씨 작은딸 백민주화씨가 나왔다.

백씨는 "아버지가 경찰 물대포에 맞아 돌아가셨음은 온 국민이 알고 있는 사실"이라며 "정부는 지금이라도 유족들에게 사과하고 원하지 않는 부검 시도를 즉각 중단해달라"고 말했다.

이어 "1987년 이한열 열사가 최루탄에 맞아 쓰러진 일을 계기로 (오늘날) 최루탄은 이 땅에서 사라졌다"며 "위험한 장비로 증명된 물대포 사용도 향후 멈춰달라"고 촉구했다.

법원은 전날 저녁 8시쯤 백남기씨의 부검영장을 발부했다. 유족과 충돌을 막고자 부검장소, 부검 참여인원 등을 서로 협의하도록 조건을 달았다.

구체적인 내용은 △유족이 원할 경우 서울대병원에서 부검 실시 △유족 1~2명과 유족 추전 의사 1~2명, 유족 측 변호사 1명 참관 허용 △부검절차 영상 촬영 △부검시기·절차·경과를 유족과 공유할 것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