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도세 부담' 벗어난 일동제약 오너가…지주사 유증 임박

머니투데이

김지산 기자

윤원영 일동제약 회장(가운데)이 지난해 3월20일 열린 일동제약 정기주주총회 직후 주총장을 빠져나오고 있다. 윤 회장은 이때 녹십자로부터 경영권 방어에 성공했다./사진제공=뉴스1

일동제약 (8,700원 ▲10 +0.12%) 지주회사 전환의 마지막 걸림돌이던 공정거래위원회의 지주회사 자산기준 5000억원 적용 시기가 미뤄지면서 윤원영 회장 일가가 100억원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됐던 세 부담에서 벗어났다.

29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최근 지주회사 자산기준을 1000억원에서 5000억원으로 상향조정하고 내년 7월1일부터 이를 적용하는 공정위 공정거래법 개정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했다.

당초 올 9월 적용하기로 했던 자산기준 상향조정 시기가 미뤄지면서 윤 회장 일가는 계열사 주식 매각에 의한 양도차익 과세 부담을 덜 수 있게 됐다.

공정위는 지주회사로 전환하는 기업들에 △대주주와 지주사간 지분 거래과정에서 발생하는 양도소득세 유예(조세특례제한법) △자회사 부동산 가치 산입에 따른 취득세 면제(지방세특례제한법) △브랜드 사용료 등 수익에 대한 세금 면제(법인세법) 등 세 가지 혜택을 줘왔다.

일동제약은 세 가지 세제혜택 중에서도 조세특례제한법에 특히 주목해왔다. 윤원영 회장(6.4%) 등 일가가 보유한 사업회사 일동제약 지분을 일동홀딩스에 넘기고 일동홀딩스 유상증자에 참여해 지주회사 지분율을 확대하는 과정에서 차익이 발생한다.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 전환 과정에서 발생한 양도세는 대주주가 지주사 지분을 처분할 때까지 유예해준다. 단, 공정위가 인정하는 지주회사 자산기준에 부합했을 때만 해당한다. 일동홀딩스는 자산이 5000억원에 못 미쳐 윤 회장 일가는 100억여원대 양도세 부담 때문에 지주회사 지배력 확대를 미룰 가능성이 상존했다.

윤 회장과 특수관계인은 현재 일동홀딩스 지분 31.7%를 보유 중이다. 우호세력인 썬라이즈(20.0%)가 가세하면 지분율은 51.7%에 이른다. 비교적 안정적인 지분율이지만 썬라이즈와 이금기 일동후디스 회장(5.5%) 등의 이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무엇보다 지난해 녹십자로부터 적대적 인수합병(M&A) 시도에 대한 트라우마가 여전하다.

제약업계는 윤 회장이 양도세 부담에서 벗어난 만큼 조만간 일동제약 주식을 지주사에 양도하고 지주사 유상증자 참여를 통한 지배력 확대에 나설 것으로 본다. 업계는 일동홀딩스와 일동제약의 현 주가를 고려했을 때 윤 회장 일가의 지주사 지분율이 60%를 넘어설 것으로 추정한다.

일동제약 관계자는 "지주회사 전환 목적의 하나였던 경영권 안정을 통한 단단한 지배구조가 가능하게 됐다"며 "신약개발 등 기업 경쟁력 강화에 힘이 실릴 것"이라고 말했다.